'단톡방 성희롱' 전력자의 문학상 수상 논란

남경식 / 2018-12-17 14:59:54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 수상자 박모씨,학과 여학생 성희롱 전력
심사위원, 학과 수업서 당선작 합평해…공정성 논란도

최근 발표된 대산대학문학상 당선자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한 수상자의 성희롱 전력 때문이다. 수상자 박모씨는 SNS단톡방에서 같은 학과 학생들을 성희롱한 전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심사위원이 박모씨의 이번 학기 강의를 맡은 강사인 것으로 드러나 공정성 시비도 일고 있다.


대산문화재단은 출판사 창비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자 5명을 13일 발표했다. 대산대학문학상은 젊은 작가의 산실로 손꼽히는 공모전이다.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김애란 소설가가 1회 소설부문을 통해 등단한 바 있다.
 

▲ 대산문화재단 홈페이지에는 박모씨에 대한 수상 취소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대산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이 문학상에서 박씨가 소설부문에서 수상하자 학과 동문들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박씨가 2013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남학생 17명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같은 학과 여학생 3명을 성희롱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해당 단톡방에는 여학생들을 불법 촬영한 사진이 공유됐고, 성추행을 권유하는 말까지 오갔다. 피해자들은 대자보를 통해 이들의 성폭력 행태를 낱낱이 고발했다.

 

"문창과에 와서 너희는 내 머리크기와 허리둘레와 몸무게를 합평하고, 여자 동기들을 주어로 야설을 창작하고~",(피해자 A)

"나를 집으로 불러 정액 섞인 라면을 먹이라고, 내 팬티 냄새를 맡아보라고, 내 몸을 수색해야 하니 영장을 발부하라고, 내 앞에서 내 **받이가 되어줘! 하고 소리쳐보라고, (중략)스무살이 된 걸 축하한다며 엄마가 사준 예쁜 옷들은 너희의 입강간 속에서 찢겨졌고, 신입생으로 하루하루 기대와 긴장 속에 있던 내 신체와 행동들은 너희의 시선강간 속에서 발가벗겨졌다. "(피해자 B)

"누군가 우리 이 단톡방을 들키면 어떡하냐고 묻자 했던 대답, '지들(학과 여학생들)도 나중엔 갱년기 직전엔 *** 싶어서 * 질질 흘리고 **달라고 알아서 벌릴텐데 뭐'. 그러므로 너희의 입강간은 정당한 것이라며 너희는 즐겁게 웃었다."(피해자 C)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은 상당했다. 피해자 C는 "소송을 거치는 내내 심한 식이장애와 대인 기피증, 우울증을 겪었다. 대학 생활도, 내 연애도, 내 스무살도, 내 마음도 찢겨지고 발가벗겨진 채 오늘이 됐다"고 토로했다. 

 

성희롱에 끼지 않은 남학생도 고통을 호소했다. 방관자N으로 소개한 이는 "(성희롱에 끼지 않고 단톡방을 나간)나를 너희들은 '단톡방 유출자'나 '배신자' 따위로 불렀다"면서 "지금 신경정신과를 다니고 약을 먹는다"고 밝혔다.

사건이 공론화하며 가해자 10명 중 4명은 자퇴했고, 박모씨 등 5명은 휴학권고 조치를 받아 입대했다. 이러한 조치에 불복한 한 학생은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패소했다.

피해자들은 대인기피증, 섭식장애 등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대학생활을 이어가지 못했다. 피해자들은 △ 가해자들의 무기정학 △ 피해자 치료비 보상 △ 해당 사건 정보 및 가해자 실명 공개 △ 가해자의 사과문 공개 등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산문화재단 게시판에는 "성폭력 가해자를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피해자들의 외침을 무시하는 행위다", "같은 학과 내 여성을 상대로 삼류급에도 못 낄 쓰레기를 끄적이던 손으로 어떻게 감히 문학을 운운하고 소설을 쓰냐"며 박모씨의 수상 취소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박모씨의 수상을 결정한 심사위원 중 한명인 손홍규 소설가가 이번 학기 박모씨가 수강한 전공 수업의 강사라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박모씨는 이번 수상작과 동명의 소설을 손홍규 강사가 진행하는 '소설창작연습' 수업에 합평작으로 제출했다. 서울과기대 문예창작학과 재학생 A씨는 "당시 교수는 박모씨의 작품을 합평하며 제목이 좋다고 말했다"며 "심사평 내용을 보면 큰 뼈대도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문창과에 출강중인 강사를 대학생 대상 공모전의 심사진으로 위촉하는 것이 적절한 처사냐"며 "문창과에 재학중이 아닌 학생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번에 박씨가 단독으로 수상한 대산대학문학상 소설 부문에는 360여 학생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홍규 소설가가 박씨의 단톡방 성희롱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대산문화재단은 박씨의 수상 취소 요구에 대해 "관련 논란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중이며 조만간 입장 표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서울과기대 문창과 13학번 17명이 저지른 성폭력에 관한 대자보 전문이다.

 

<너희만 잊었다 ― 문예창작학과 13학번 남학생 단톡방 사건 관련 피해자 발언>

피해자A
나는 잊지 않았다. 그 단톡방 속에서 나는 이름조차 없었다. 괴물, 태백산맥, 렝가, 오크…너희는 나를 그렇게 불렀다. 나는 렝가가 뭔지 몰라서 인터넷에 검색해봤고, 그게 괴물의 생김새를 한 게임 캐릭터라는 걸 알았다. 술 취한 내 친구를 '덮치고' 싶은데 내가 옆에서 그걸 막는다며 커다란 산맥에 나를 비유하기도 했다. 너희는 대화 중 누군가 맘에 안드는 짓을 하면 그 사람에게 나를 강간하라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는 말이 심했다며 '서로에게' 사과했다. 나에게 '잘해줬다가' 내가 너희를 좋아할까봐 두려워했고, 때때로 너희에게 친절하게 굴었다며 '성격은 괜찮다'는 훈장을 먹이처럼 던져주었다. 문창과에 와서 너희는 내 머리크기와 허리둘레와 몸무게를 합평하고, 여자 동기들을 주어로 야설을 창작하고, 가장 자극적인 발언을 한 사람을 꼽아 '개존경'의 찬사를 수여하는 백일장을 열고, 이런 범죄 행위들이 혈기왕성한 20대 초반 남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양 '여자에 휘둘리지 않고 동기들마저 그저 강간 대상으로 여길 수 있는' 너희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하며 우정을 쌓았다.

피해자B
모든 걸 기억한다. 내가 치마를 입고 온 날이면 너희는 서로에게 내 손목을 붙잡고 어두운 곳으로 가라고 말했다. 몰래 사진을 찍어서 너희들끼리 공유했고, 짧은 옷을 입은 날이면 내 사타구니의 흔적을 찾겠다고 혈안이었다. 너희 중 한명의 젖꼭지를 보면 내 얼굴이 생각난다고, 가슴을 만지고 튀면 관계가 진보하지 않겠냐고 성추행을 권유했다. 실시간으로 내 위치를 알렸고 술 취한 나를 데리고 찜질방으로 가는 내 친구에게는 눈치없는 년이라며 꺼지라고 욕을 했다. 나를 집으로 불러 정액 섞인 라면을 먹이라고, 내 팬티 냄새를 맡아보라고, 내 몸을 수색해야 하니 영장을 발부하라고, 내 앞에서 내 좆물받이가 되어줘! 하고 소리쳐보라고, 나를 주인공으로 야설을 쓰겠다고, 그런 명령이나 다짐을 하고는 우리 이 단톡방의 보안을 꼭 지키자며 의리를 공고히 했다. 스무살이 된 걸 축하한다며 엄마가 사준 예쁜 옷들은 너희의 입강간 속에서 찢겨졌고, 신입생으로 하루하루 기대와 긴장 속에 있던 내 신체와 행동들은 너희의 시선강간 속에서 발가벗겨졌다.

피해자C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그 단톡방에서 내 이름은 그 자체로 조롱과 섹스를 뜻했다. "OO이랑 섹스하고 싶음?", "OO 사진 보고 하는 행위를 하겠지"라는 말이 너희 사이에서 가장 큰 욕이었고, 내 '처녀막'이 얼마나 두껍고 강할지를 들먹이는 것이 너희의 유희였다. 나라는 존재는 지속적으로 성적 대상화되었고 누구도 그것을 제지하지 않았다. 내가 입은 옷은 하루하루 너희의 먹잇감이 되었다. 너희들은 내게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은 것이 '교만'이며 나의 '생존이 곧 죄'라고 말했다. 입고 싶은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나는 무차별적인 비난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야했다. 너희는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여성들의 얼굴과 몸매를 평가했다. 판사는 누구도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치욕적인 말들을, 너희의 이름과 함께 판결문에 인용함으로써 영영 남겨두었다. 누군가 우리 이 단톡방을 들키면 어떡하냐고 묻자 했던 대답, "지들(학과 여학생들)도 나중엔 갱년기 직전엔 박히고 싶어서 물 질질 흘리고 박아달라고 알아서 벌릴텐데 뭐". 그러므로 너희의 입강간은 정당한 것이라며 너희는 즐겁게 웃었다. "든 건 없고 안 이쁜 애들=아우슈비츠", "든 게 없고 보슬인데 못생김=연락해라 한달 만나보고 죽일지 버릴지 결정할게", 이것이 너희의 '일상적인' 대화였다. 너희는 여자를, 우리를 강간하고 죽이는 게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쉬운 일인 양 떠들어놓고, 우리가 제시한 처벌은 너무 가혹하다며 우리를 원망했다. 너희들에게 여성이란 인간 이하의 존재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인간도, 여성도 아니었다. 나는 이 단톡방을 다 읽은 후 소송을 거치는 내내 심한 식이 장애와 대인 기피증, 우울증을 겪었다. 하지만 너희들은 너희에게도 나름의 상처가 있다며, 내 고통에 대해 과도한 망상으로 쓴 소설이라고 말한다.대학 생활도, 내 연애도, 내 스무살도, 내 마음도 찢겨지고 발가벗겨진 채 오늘이 됐다.

방관자N
나는 남자였다. 그래서 너희들은 나를 '단톡방 유출자'나 '배신자' 따위로 불렀다. 나는 단톡방을 나갔고, 너희들은 뒤에서 수군댔다. 일이 터지고 나서도 뻔뻔한 얼굴로 말을 걸어오는 너희들이 두려웠다.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으나, 너희들의 말 속에선 모든 게 내 탓이었다. 남들이 나를 보는 시선들이 두려웠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존재일까 두려웠다. 늘 길의 끝부분을 따라 걸었고, 마주오는 다른 사람의 눈빛과 표정을 살폈다. 가끔씩 캠퍼스에서 다른 선후배들과 즐겁게 웃으며 나란히 걸어오는 너희를 볼 때면 나를 발견할까봐 얼른 다른 길로 발길을 돌렸다. 내 집을 알고 있는 너희가 찾아와 나를 해코지할까봐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혼자 사는 게 두려워졌다. 내 삶의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중에도 강의실에서의 너희들은 즐겁고 건강해 보였다. 내 옆에는 너희가 난도질한 내 친구들이, 피해자들이 있어서 한때 그 단톡방에 속했던 나는 이런 두려움을 숨겨야 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신경정신과를 다니고 약을 먹는다.

2년만에 남톡방 사건을 공론화하고 너희를 처음 대면했을 때, 너희는 순종적인 얼굴로 앉아서 우리를 쳐다봤다. 지난 2년간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미안한 표정이, 교수님들 앞에서는 참 쉽게 나오는 것 같았다. 우리는 너희를 마주보기 위해서 책상 아래로 손을 맞잡고 서로의 떨림을 눌러주었다. 너희는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그치만 단순가담자일 뿐이었다고, 단톡방은 마치 목욕탕의 남탕처럼 남자애들끼리 비밀스럽게 주고 받은 사적 메시지들일 뿐이었다며 '징계가 무겁다'고 토로했다. 단톡방을 몰래 빼낸 우리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했다. 그 말을 한 너의 옆에 앉은 또다른 네가, 우리에게 단톡방을 유출한 당사자였다. 그 사실을 말하자 너희들은 놀랐고 태세를 바꿨다. 한명은 자신도 고등학교 시절 외모로 인해 놀림을 당한 트라우마가 있다며, 본인의 학교 생활이 우수했으므로 만일 이 징계를 받아들일 경우 다른 가해자들과는 다르게 자신이 "잃을 게 너무 많다"고 울먹거렸다.

나는 아직도 롤 하는 사람이 무섭다. 피씨방에 가면 롤 효과음이 들리는데 그게 무서워서 피씨방에 가지 못한다. 나는 어디서 찰칵, 하는 소리가 들리면 심장이 뛰고 그 공간에 있기 힘들다. 옷을 입을 때마다 너무 짧지 아닐까, 속옷이 비치지는 않을까 한참 거울을 보다가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나는 지금도 사람들의 시선이, 남자들의 시선이 두렵다. 살이 쪘다는 이유 하나로, 내가 하는 모든 행동과 입는 옷 하나하나가 그들에게 비난당할까봐 무섭다. 방관자였다는 죄책감으로 법정에서 증언해 준 친구는 우리보다 더 힘든 시간을 지낸다.


우리는 2년간 학식에서 밥을 먹지 않았다. 학과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아예 휴학을 하기도 했다. 학교를 다녀야 할 때는 조용히 살았고, 너희가 듣지 않는 고학년 수업을 골라들었다. 조용하고 사람이 없는 길로 돌아서 다녔다. 학교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 너희들 중 누군가와 말을 섞어야하면 섞었고, 팀플을 해야하면 했다. 책 잡히기 싫어서 더 열심히 했고, 더 스스로를 검열하며 살았다. 너희는 술 마시고 연애하고 울고 웃고 때때로 우리 얘기를 너네 입맛에 맞게 안줏거리 삼는 동안, 우리는 사람들이 말하는 대학생활을 우리 삶에서 지우고, 대학졸업이 유일한 목표인 사람처럼 학점을 채웠다. 많은 동기, 선후배들은 너희가 나눈 대화의 수위를 몰랐고 너희가 술 마시고 하는 푸념을 믿고 우리를 비난했다. 우리는 해명하는 대신 서로의 손을 잡고 떨림을 눌러주었다. 불쌍해보이거나 약해보이는 게 비난받는 것보다 싫었으므로, 열심히 학교를 다니고 당당하게 행동했다. 그런 우리를 보면서 누군가는 별 일 아니었구나, 쟤네 멀쩡하네,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는 왜 노력해야 멀쩡해보이는 사람이 되어야 했을까. 그 일이 있기 전까지 우리는 분명히 멀쩡했는데.

아는지 모르겠다. 네가 처벌로 잃어야 한다던 그 많은 것들을, 우리는 가져본 적도 없었다.

2016년 11월 3일, 징계가 과하다며 네가 학교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너는 패소했다. 그런데 우리는 별로 기쁘지가 않다. 어차피 뒤에서 너는 또 가련한 피해자가 될 것이고, 예민한 우리가 '소설을 써서' 피해를 본, 그렇지만 다른 남자동기-가해자들을 위해 법적 대응까지 불사한 영웅이 될 테니까. 그런 말을 한 사람들이 #문단_내_성폭력 해시태그가 달린 글에 좋아요를 누른다. 우리는 너희가 잘 사는 모습을 보는 게 고통스러워 sns도 하지 않는데, 너희는, 피해자인 우리를 의심하고 비난하고 가해자를 두둔하며 가해자와의 의리를 과시하던 너희는 그런 알량한 클릭 몇 번으로 정의로워지고 페미니스트가 된다. 너희가 가해자를 두둔하고 학과의 처리 방식이 지나치다고 '여론'을 만들던 때에 우리는 우리의 피해를 입증하느라 밤새 진술서를 쓰고 지인들에게 탄원서를 부탁했다. 그렇게 밤을 새고 학교에 가면 네가 있고 너희가 있었다.

많은 사람에게 피해 사실을 입증했고, 우리의 고통을 설득했고, 그리하여 법원 판결문에서조차  1)이 사건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적표현 및 외모 비하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고  2)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3)가해 행위는 형법상 모욕죄를 구성하는 범죄행위에 해당될 개연성이 커  4)무기정학이라는 학교 측의 징계가 적절하다고 말하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비난을 예감하고 그걸 감수하기 위해 심호흡 한다. 육체적 성폭력을 당한 것도 아니고 3년 전에 말 몇마디 들은 걸로 왜 저렇게까지 하냐는 너희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자료를 모았고 진술서를 썼고 재판에서 증언했으며 승소했다. 이제는 우리가 너희에게 묻고 싶다. 대체 우리를 비난하고 우리에게 고통을 준 너희에게는 어떤 근거가 있는지. 너희의 어떤 자료와 어떤 진술과 어떤 증언이 그렇게 신빙성 있고 논리적이고 적합해서 피해자인 우리를 예민하고 상종 못할 인간으로 단죄하고 판단했는지.


대답할 수 없다면, 지난 3년 간 우리가 그랬듯이, 이제는 너희가 우리를 의식하고 침묵하길 바란다. 우리는 누구도 용서하지 않았고 않을 것이다. 피해자인 우리는 가해자인 너희가 우리만큼 고통스럽게 살았으면 좋겠다. 피해자인 우리는 가해자인 너희보다 당당하고 정당하게 살고 싶다. 너희는 너희가 한 말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우리는 너희가 한 말들의 토씨 하나 잊어본 적이 없다. 우리는 피해자이기를 원한 적 없으나 피해자가 되었다. 너희는 너희의 행위로 말미암아 가해자가 되었다. 우리는 이 자명한 차이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이후로 우리는 가해자들에게 정당한 제도적 처벌이 이뤄지도록 여러 눈 뜨고 지켜볼 것이며, 앞으로 가해질 우리를 향한 비난에 적확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정말로 멀쩡해질 것이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남경식

남경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