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국가도 네탓"…핵무장론 이재명 비판에 與 잠룡들 반격

장한별 기자 / 2025-03-17 16:21:11
李 "與 핵무장론 허장성세가 민감국가 지정 외교참사로"
민주, '민감국가 철회 촉구' 국회 결의안 검토…與도 호응
한동훈 "李, 뭘 잘못 알고 있어"…유승민 "근거없는 선동"
오세훈 "李 자극 발언만"…與 지도부 "줄탄핵 때문" 반격

미국이 지난 1월 원자력,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협력이 제한될 수도 있는 '민감 국가 리스트'에 한국을 추가한 것을 놓고 여야는 이틀째 '네탓'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대여 공세의 고삐를 더욱 조였다. '민감 국가' 이슈는 한미동맹 약화 등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외교 실패를 부각할 수 있는 호재라는 판단에서다. 이재명 대표가 여권발 핵무장론을 민감 국가 지정 원인으로 지목하며 직접 참전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왼쪽 사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KPI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23년 1월 11일 국방부·외교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우리도 자체 핵을 보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위협이 심화된다면"이란 전제를 달았지만 현직 대통령의 핵 보유 가능성 시사 발언은 파문을 일으켰다. 미 국무부는 다음날 곧바로 "비핵화가 한·미 동맹의 핵심"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 발언 이후 여권에선 '핵무장론'이 힘을 받는 양상이었다. 

 

이 대표가 등판하자 국민의힘 잠룡들이 앞다퉈 반격에 나섰다. 지지율 1등인 이 대표와 각을 세워 관심을 끌 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여야 주자들이 표심 공략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완벽한 외교 실패이자 외교 참사이고 정부의 실패"라고 포문을 열었다. "(여당 의원들이)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하는 허장성세를 보였다"며 "이런 상황 등이 결국 민감국가 지정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대표 진단이다.


그는 "핵무장론이 보기는 그럴듯하지만 미국과 원자력 협정을 깨야 하고 국제원자력 기구에서 탈퇴하고서 경제 제재를 받아야 핵무장이 가능하다"며 "핵무장론은 불가능한 얘기며 선동적 허장성세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께도 미국과 동맹을 파괴하고 북한과 같은 고립상태를 각오하면서까지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며 "국민의힘 주요 지도자급 정치인들은 지금도 핵무장을 운운하고 있는데, 실현 가능하다고 실제로 믿고 하는 소리인가"라고 따졌다.

이 대표는 또 '12·3 비상계엄'을 거론하며 "함부로 동맹국에 통보나 언질도 없이 계엄을 선포하고 연락조차 받지 않는 상황 등이 한국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민감국가 지정이 1월에 이뤄졌는데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이게 과연 정부인가"라고 추궁했다.

참석자들은 이 대표를 거들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국민의힘의 독자 핵무장론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핵무장을 수차례 주장한 한반도 최대 리스크인 윤석열이 급기야 철저히 기획된 비상계엄으로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부동시 군 미필 전쟁광이 됐다"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경쟁적으로 이 대표를 직격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종로구 조계사를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그건 허장성세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키고 국민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뭘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그는 "제가 주장한 건 일본과 같이 농축, 재처리 기술을 확보해 핵무장 직전까지인 핵 잠재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 대표는 "독립된 주권 국가의 정치인이 거기(민감국가 지정)에 일희일비하는 건 맞지 않다"며 "이 대표처럼 지금 와서 누구 책임이라 할 건 전혀 아니다"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현실성 없는 핵무장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며 "근거 없는 선동을 하는 것이라면 이 대표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썼다. "미국이 민감국가 지정 이유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제1야당 대표가 무슨 근거로 핵무장론이 그 원인이라고 단언을 하는 것이냐"고도 했다.


유 전 의원은 특히 "핵 무장도, 핵 공유나 전술핵 재배치도 안 된다면 이대표의 대안은 무엇이냐"며 "북한에게 평화를 구걸하다 참담한 실패로 끝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답습하는 게 이 대표의 해법이냐"고 물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에서 "중요한 시점에서 이 대표는 '이게 과연 정부냐', '첨단산업에서 한미 공조가 제한될 것은 명백하다'는 식의 자극적인 발언 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이 대표가 '일극지배'하는 민주당이 '줄탄핵'으로 정부 기능을 사실상 마비시켰는데 그렇다면 정부가 외교적 대응할 수 있도록 협조부터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했다.


앞서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 탄핵 상황에 권한대행까지 탄핵하고 친중반미 노선 이 대표와 민주당이 국정을 장악한 것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이런 인물이 유력 대권후보라 하니 민감국가로 지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민감국가 지정사태 해결을 위해 민주당은 총력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외교적인 문제이니까 초당적으로 대응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호응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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