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 위기에 밥그릇 싸움 與…한동훈, 16일 사퇴 기자회견 예상

박지은 / 2024-12-15 16:18:34
韓, 오후 4시 거취 표명 회견하려다 취소…하루 미룬 듯
나경원 "韓 등장이 불행의 시작…韓, 항상 대통령 겨눠"
홍준표 "민주당 세작 불과"…친윤, '쥐새끼마냥·배신자'
친한 "하야 거부에도 탄핵 말자? 계엄전으로 가자는 건가"

국민의힘은 1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의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았다. '책임론'에 휘말린 한동훈 대표는 타깃이 됐다. 한 대표가 사퇴 대신 '버티기'에 나서자 퇴진 압박이 거세지는 형국이다. 비상대책위원장 임명권이 분란의 불씨다.

 

"배신자" "쥐새끼" "첩자" 등 인신공격이 난무했다. 친윤계는 물론 차기 대권 주자도 험구를 서슴지 않았다. 난파 위기에도 밥그릇 싸움을 하는 꼴이다. 여권 내부에서도 "구제불능"이라는 자조가 나온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의원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을 들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이날 오후엔 한 대표 사의 표명을 예고하는 기자회견 얘기가 돌아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최고위원 5명 전원 사퇴로 '한동훈 체제'가 붕괴한 만큼 직을 더 유지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는 친한계 인사의 전언도 들렸다. 

 

탄핵안 가결 '책임론' 확산에 부담을 느껴 버티기를 포기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그러나 예정된 시간(오후 4시) 회견은 이뤄지지 않았다. 친한계 핵심 의원은 "오늘 회견은 없다"고 확인했다. 한 대표가 회견을 검토하다 접었다고 한다. 한 대표는 16일 오전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퇴 사퇴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한 대표는 보수 진영에서 가장 앞서가는 유력 차기 대권 주자였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게 불운이었다. 초기 대응은 잘 했으나 중간·마무리가 엉성했다. '말바꾸기' 논란을 자초하고 '탄핵 폭탄'을 맞았다. '한동훈 지도부'가 사실상 무너져 당권은 넘어간 상태다. 

 

'원외'인 한 대표로선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그런 그를 경쟁자들은 세차게 몰아세웠다. '이참에 아웃시키겠다'는 셈법이 엿보인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장은 불행의 시작이었다"며 "한 비대위원장이 당에 오자마자 대통령과의 싸움이 시작됐다"고 날을 세웠다. 나 의원은 "이미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것"이라며 한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차분히 절차를 진행하자고 설득했으나 기어이 한 대표는 속전속결 탄핵을 고집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대구시장의 '용병불가론'에 적극 공감한다"고 했다. 한 대표를 '용병'으로 깎아내린 것이다.

 

홍 시장도 페이스북에서 "소원대로 탄핵 소추됐으니 그만 사라지거라"라고 한 대표 퇴진을 주장했다. 그는 "계속 버티면 추함만 더할 뿐 끌려 나가게 될 것이다. 레밍들도 데리고 나가라"며 "이 당에 있어 본들 민주당 '세작'에 불과하다"고 쏘아붙였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가세했다. 김 지사는 페이스북에 "무능력, 무책임, 몰염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한 대표는 찌질하게 굴지 말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썼다. "집권당 대표로서 사사건건 윤 대통령에게 총부리를 겨눈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친윤계 의원들은 한술 더 떴다. 한 대표가 전날 탄핵안 가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 발언을 문제삼았다. 한 대표는 "제가 투표했냐", "비상계엄은 내가 하지 않았고 막기 위해 노력했다"며 책임론을 반박했다. 

 

이상휘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한 대표의 그 말이 귓가를 떠나지 않았다"며 "절망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신념과 소신으로 위장한 채 동지와 당을 외면하고 범죄자에게 희열을 안긴 이기주의자와 함께 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영남권 의원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에 앞장선 배신자 한동훈은 더 이상 우리 당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권영진 의원), "쥐새끼마냥 아무 말 없이 당론을 따를 것처럼 해놓고 뒤통수치면 감쳐질 줄 알았나"(유영하 의원)라고 성토했다.

 

친한계는 반발했다.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하야를 거부했는데도 탄핵도 하지 말자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계엄 전으로 돌아가자는 얘긴가요"라고 친윤계에게 따졌다. 박상수 대변인은 "국민은 냉정히 보고 있다"며 친윤계 행태를 겨냥했다. 

 

한 대표는 이날 침묵을 지켰다. 그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저는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집권 여당 대표로서 국민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한 대표를 협공했다. 이 의원은 전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한 대표가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차기 대선과 관련해 "1월 말 이후에, 그러니까 2월에 만약 탄핵 결과가 나오게 되면 참여가 가능할 텐데 저는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헌법 67조 4항에 따르면 대통령 피선거권을 갖기 위해선 만 40세에 달해야 한다. 이 의원은 1985년 3월 31일생으로 만 39세라, 내년 2월에 탄핵심판 결과가 나와 두달 뒤 4월 이후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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