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신상옥·유현목 등과 '트로이카' 형성
토속적 리얼리즘 구현…영화 수출에도 기여
1960년대 한국 영화를 이끈 김수용 감독이 3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영화계에 따르면, 김 감독은 이날 오전 1시 50분경에 요양 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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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11월 12일 오전 서울 장충동 자택에서 포즈를 취한 故(고) 김수용 감독. [뉴시스] |
고인은 192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났다. 학창 시절이던 1945년 해방 직후 3·1 운동에 관한 연극을 연출하는 등 일찍부터 극 예술에 재능을 보였다.
이어 6·25 전쟁 때는 통역장교로 복무했다. 정전 이후 국방부 정훈국 영화과에 배치되면서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딸의 혼사를 앞두고 가정불화를 겪는 곰탕집 주인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의 코미디물 '공처가'(1958)가 데뷔작이다. 당시 군인 신분이었던 고인은 주말에 시간을 내 작품을 연출했다.
전역 후 본격적으로 영화판에 뛰어든 그는 △벼락부자(1961) △청춘교실(1963) △내 아내가 최고야(1963) 등 주로 코미디물을 내놓다가 △굴비(1963) △혈맥(1963) △갯마을(1965) △안개(1967) △만선(1967) △토지(1974) △산불(1977) △화려한 외출(1977) △만추(1981)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1960년대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고인의 작품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5)는 당시 대만 등으로 수출돼 해외에서도 인기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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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
극단적인 가난에 시달리는 소년 가장의 이야기를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낸 이 작품에는 신영균, 조미령, 황정순 등 당대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한 고인은 다작 감독으로 유명하다. 1999년 '침향'에 이르기까지 40년 동안 109편의 영화를 내놨다. 1967년 한 해에만 10편을 선보이기도 했다.
고인은 신상옥, 유현목 감독과 함께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1960년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인의 작품은 한국 사회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조명한 리얼리즘으로 주목받았다. '저 하늘에도 슬픔이' 외에도 △갯마을 △만선 △산불 △사격장의 아이들(1967) △도시로 간 처녀(1981) 등이 대표적이다.
도시적인 느낌이 강했던 유현목 감독과 비교해 고인의 작품 세계는 토속적 리얼리즘으로 분류된다.
고인은 2005년 자신의 영화 인생을 반추하는 '나의 사랑 씨네마'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펴냈다.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고인의 문하생이라고 할 수 있는 정지영 감독과 이장호 감독, 배우 안성기, 장미희 등이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5일 오후 1시다.
KPI뉴스 / 정현환 기자 dondev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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