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평양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간 새로운 비핵화 카드를 던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태도에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태도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속도와 방향이 상당 부분 좌우될 수 있다. 이는 비핵화 관련 공을 넘겨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과 결단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 중 9월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전달할 김정은 위원장의 '추가 메시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평가'를 내놓을지에 가장 큰 관심이 집중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을 인정하느냐는 진짜 속내를 알 수 있는 일차적인 '가늠자'는 '2차 북미정상회담 조기 개최'와 '연내 종전선언의 성사 여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 전달한 김정은 위원장의 '추가 메시지'를 받고 크게 만족할 경우, 즉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추가 메시지에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대해 신뢰할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면 연내 '대북제재'와 '종전선'까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내민 비핵화 카드에 크게 흡족해하지 않을 경우에도 '2차 북미정상회담 조기 개최'는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미흡한 부분을 조율할 수 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남북정상회담'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 '즉각 북미협상에 착수하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2박 3일간의 평양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의지를 거듭거듭 확약했다"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 과정의 빠른 진행을 위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방안,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대화의 재개 및 촉진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으며,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도 있다"며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공개된 '동창리 엔진시험장·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쇄' 및 '영변 핵 시설의 조건부 영구 폐쇄' 외에도 북측의 '플러스 알파(+α)' 메시지가 있었다. 내주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상세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는 연내에 종전선언 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며 "내주 한미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미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하고 백악관이 이를 원칙적으로 수용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김 위원장과 조만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외교가 안팎에서는 11월 중간선거 일정에 따른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시간표와 하루빨리 만나고자 하는 김 위원장의 '조기 개최 희망'이 맞물려 유엔총회 후 10월 안으로 북미 정상 간 2차 핵 담판이 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평양 정상회담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의 동력이 그만큼 더 커진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내주 유엔총회에서의 북미 외교장관 회담,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실무 비핵화 회담 등의 진행 상황에 그 시기가 연동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이번 '9.13 평양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소멸해가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모멘텀을 살려냈다"면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육성으로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초기조치 이행을 언명한만큼 공을 넘겨받은 트럼프 대통령측에서도 긍정적인 메시지가 나올 수 있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유환 교수는 이어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전까지만 해도 종전선언을 전체 프로세스의 '초기 입구'로 인식하는 듯한 언급들을 내놨으나,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핵 리스트 제출 등 초기 비핵화 실행조치 없이는 종전선언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며 "김 위원장이 이번에 밝힌 비핵화 메시지를 미국이 '의미있고 검증가능한 조치'로 최종 결론 내리느냐에 따라 종전선언의 운명이 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외신들도 '비핵화' 관련 논평을 쏟아냈다.
CNN방송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입장을 역지사지하며 북한과의 대화를 조기에 재개할 것을 희망한다"고 언급한 점 등을 들어 "북한의 공이 워싱턴의 코트로 완전히 넘어갔다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였다"며 "문 대통령이 이번 평양 방문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간 대화의 중재자 역할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한국 평론가들은 종전선언이 김정은에게 주한미군 철수 요구의 명분을 제공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주둔의 정당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김정은은 종전선언이라는 '상응조치'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20여 년간 북한의 저조한 약속 이행 실적에 비춰 워싱턴은 성급한 양보를 제공하길 내키지 않아 할 것"이라며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위해 종전선언을 획책한다는 의구심 때문에 미국 내 많은 이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무엇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인정하고 연내 종전선언이라는 선물을 북한에 안길지 여부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이번에 밝힌 비핵화 메시지를 미국이 '의미있고 검증가능한 조치'로 최종 결론 내리느냐에 따라 종전선언의 운명이 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주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세히 전할 남북 정상 간 비공개 비핵화 논의의 내용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이 영변 핵 시설 영구폐쇄의 조건으로 내세운 '상응 조치'가 사실상 종전선언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연내 종전선언에 대해 적잖은 압박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조야에서는 구체적 비핵화 실행조치 확약 없이 종전선언으로 직행하는 데 대한 회의론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미국의 기존 눈높이에 맞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확실히 견인하든지, 아니면 미국 내 우려에도 불구하고 종전선언 문턱을 낮추든지 선택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K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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