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60일 대선 레이스…기울어진 여론 지형과 중요 변수

장한별 기자 / 2025-04-04 16:14:53
尹·지지층만 챙기던 국힘…헌재 결정 존중·대국민사과
尹, 국힘 지도부에 "난 떠나지만 대선 승리하길 바란다"
민주 '이재명 대세론' 형성…탄핵 반사이익 설욕 다짐
李 "위대한 국민이 대한민국 되찾아…존경·감사 드려"
대선판 흔들 변수…尹 행보, '李 불가론', 후보 단일화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면서 조기 대선이 확정됐다. 이제 정국은 탄핵을 마무리하고 대선 국면으로 넘어가게 됐다. 

 

선거는 60일 이내 치러진다. 6월 3일이 유력하다. 시간이 촉박해 대선 레이스가 곧바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지형은 대통령을 잃은 구여권이 불리하다는 게 중론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정부가 조기 대선 준비에 착수한 가운데 4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 건물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핸디캡 많은 국민의힘…높은 정권교체 여론, '탄핵 짐', 친윤·비윤 계파갈등

 

국민의힘 주류인 친윤계는 헌재 선고 직전까지 탄핵 기각·각하를 주장하며 윤 대통령 복귀를 기대해왔다. 탄핵 찬성이 과반인 여론을 외면하고 핵심 지지층만 챙기는 '극우화' 행보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 만큼 이날 헌재의 '만장일치 탄핵 인용'은 민심과 동떨어진 국민의힘의 현 주소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도·무당·유보층이 등을 돌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여권 관계자는 "안 그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경쟁에서 한참 뒤지는 국민의힘 잠룡들이 '탄핵 짐'까지 떠안은 형국"이라며 "격차를 따라잡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은 50%를 넘는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대략 30%대로 나타난다. 격차가 20%포인트(p) 안팎인데, 좁히기 쉽지 않은 수치다. 특히 선거 승패를 좌우해 온 중도층에서 정권교체론이 더 높아 국민의힘으로 큰 부담이다. 

 

국민의힘이 헌재 선고 직후 대국민 사과와 파면 결정 존중 입장을 밝힌 건 중도층을 겨냥한 조치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이 결정을 존중하는 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길임을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비판과 질책을 모두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친윤·비윤의 계파갈등이 심해 대선후보 경선에서 내분이 격화할 위험도 안고 있다. 양측은 계엄·탄핵 정국에서 찬반을 달리하며 대립해왔다.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승리를 위해 우리부터 하나로 뭉치자"며 내부 통합을 호소한 건 이런 맥락에서다. 권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험천만한 이재명 세력에게 맡길 수 없다"며 "시간은 촉박하지만 절대로 물러설 수 없고 져서는 안 될 선거"라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찾은 권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에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국민의힘은 선거관리위를 가동해 경선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무적으로는 전체 경선 기간을 21∼25일 정도로 하는 시나리오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홀가분한 민주당…지지율 1위 이재명, 사법 리스크 약화, 탄핵 반사이익

 

민주당은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선거 지형에서 3년 전 패배를 설욕할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아 보이는 상황이다. 지지율 1위로 독주하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된데다 '탄핵 반사이익'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좌우 이념이 아닌 '민주 대 반(反)민주'로 대결 구도를 끌고 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민주당 분석이다.

이 대표로선 '대권 재수' 전망이 밝은 편이다. 일찌감치 형성된 '대세론'이 대선까지 유지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적잖다. 또 대선후보 경선에서 자신을 위협할 만한 비명계 도전자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친명계가 당권을 장악한 '이재명의 민주당'은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공개 발언을 통해 "위대한 국민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주셨다"며 "대한민국 민주공화정을 지켜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계엄군 총칼에 쓰러져간 제주 4·3, 광주 5·18 영령들이, 총칼과 탱크 앞에 맞선 국민이, 부당한 명령을 거부한 장병들의 용기가 빛의 혁명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조기 대선 변수…尹 향후 행보, 이준석발 후보 단일화, '이재명 불가론'

 

국민의힘에겐 윤 전 대통령 행보가 중요 변수로 주목된다. 윤 전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을 등에 업고 경선에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비윤계 주자 반발 등으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개혁신당 천하람 당대표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은 탄핵 반대파의 에너지를 경선 때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도 변수로 거론된다. 재판 과정에서 비상계엄 관련 결정적 정황이 새로 등장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에겐 악재가 숨어있는 격이다.


'명태균 게이트'도 마찬가지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공천 개입·불법 여론조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국민의힘에 대한 부정적 모습을 부각시킬 수 있다.

 

'후보 단일화'가 이번 대선에서도 이뤄질지 여부도 관심사다. 찬탄, 반탄이 극명히 갈린 여론 지형에서 양자 대결 개연성이 높아 단일화 파괴력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개혁신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준석 의원의 선택이 관심을 모은다. 국민의힘으로선 이 의원과의 단일화가 젊은층과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에겐 최대 결림돌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는 '이재명 불가론'이다. 보수층은 물론 중도·무당층에서도 "이재명은 절대 안된다"는 인식이 만만치 않다. 불가론은 '이재명 공포증(포피아)'가 맞닿아 있다. 

 

한 정치 평론가는 "민주당은 거대 야당이다. 이 대표가 집권하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며 "'한다면 한다'는 이 대표가 국정과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갈지 불안해하는 국민들이 의외로 많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렸던 '오만·독주·일방·불통 이미지'가 앞으로 이 대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계 주자들의 행보도 관심사다. 이들이 효과적으로 연대하면 이 대표 독주를 견제하는 틈이 생길 수 있다.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놓고 이전투구가 벌어지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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