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논란, 예전보다 이슈의 무게 가벼워져"
"5.18 대응…더디지만 절차 밟아야, 결론은 단호하게"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한국당이 극단적 우경화, 아니면 과거에 보인 그런 모습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대가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씩 굽이친다고 해서 그 물이 다른 데로 가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 위원장은 자신의 향후 거취와 관련 "당분간 몇 달은 (사람들에게) 잊혀지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당이 필요로 한다면 무슨 일이라도 해서 당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임기를 마치는 '고별 기자간담회'를 열고 "결국은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을 기반으로 한, 또 국민의 자유를 중시한 정당으로 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조용히 하라'고 고함을 질렀는데 (그렇게 한 것은) 자신감이었다"며 "이 당이 그런 정도의 목소리에 묻힐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게 7개월간의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이야기 나오고 야유, 욕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게 절대 이 당의 주류가 될 수 없다는 자신감이 저에게 있다. 그래서 조용히 하라고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원과 의원들, 혁신 힘들지만 무엇이 잘못 됐는지 잘 알아"
김 위원장은 특히 "스스로 혁신하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라며 "그럼에도 한국당이 제가 떠나고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와도 어쩔 수 없이, 외부 압력에 의해서라도 크고 작은 변화를 계속해 나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당원과 의원이 잘 안다"며 "다시는 과거의 자리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도 뼈저리게 겪고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선 "한땐 제가 탄핵 문제는 밤을 새워서라도 이야기해보자고 강하게 의견을 가진 적이 있었으나 만약 그렇게 할 경우 상처가 덜 아문 상태에서 상처를 더 깊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밖에서 제3의 인사들에 의해 먼저 다뤄지고 그 내용이 당에 들어와서 언젠가 스스로를 자제하는 그런 상황에서 토론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도, 당원들께서도 서로가 생각을 다듬어가면서 시간을 가지고 서로의 생각이 옳은지 물어보며 가야 할 사안"이라며 "(하지만) 탄핵이나 박 전 대통령의 문제가 제가 비대위원장으로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이슈의 무게가 가벼워졌다"고 자평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은) 탄핵 문제를 꺼내도 그 자체가 당을 분열시킬 정도로 강하게 대립되지는 않는다. 이것만 해도 우리 당이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줄이고, 당 내부 시스템 혁신·인적 청산 정도껏 했다"
김 위원장은 스스로 생각하는 비대위의 공과에 대해 "새로운 가치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그런 부분 신경쓰겠다고 이야기 드렸었다"며 "계파 갈등을 줄이고 당 내부 시스템 혁신, 인적 청산을 하겠다고 했는데 제 나름대로 어느 정도 일은 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완벽하게 하지는 못했다. 그 평가는 국민에게 맡기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이런저런 실수도 있었고 국민과 당원을 불안하게 한 점도 있었다"며 "제 마음먹은 만큼 다하지 못했다는 것이 제 한계이자 비대위의 한계"라고 밝혔다.
아울러 차기 지도부에게 하고 싶은 조언과 관련, "우리 당에 변화의 기류가 있다"며 "당의 변화의 기류를 잘 읽고 우리 사회 변화의 방향, 역사의 흐름을 잘 따라가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당의 변화의 기류에 대해 "우리 당 의원들께서 최근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 '자유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의 빈도수가 늘었을 것이다"며 "빈도수에 더해서 그러한 표현을 할 때의 의미나 무게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것이 결국은 탈국가주의적인 사고와 닿아 있는 것인데 그러한 것들이 비슷하게 들리지만, 저에겐 변화의 조짐"이라면서 "문 정부에서 국가가 함부로 개입하려는 걸 걸 비판할 때도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비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철학이나 가치를 가진 정당으로서 새롭게 태어나는 그런 모습이 보인다.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5.18 논란' 대응…더디더라도 절차 밟고 결론은 단호하게"
'5.18 논란' 당시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5.18 논란'은 전혀 보고받지 못한 상태에서 그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을 기다리려고 했는데 개인 입장을 내는 게 좋겠다 싶어서 일요일에 의견을 내고 수렴해서 월요일에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에게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라고 지시하고 보고받은 뒤 윤리위원회에 넘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 나름대로의 절차를 거쳤다. 조금 느리더라도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서 "더디다고 해서 약하게 가는 게 아니다. 절차는 밟되 결론은 결론대로 단호하게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어떤 자리를 목표로 해서 살아본 적이 없다"면서도 "국민들이, 국가가 가진 잠재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 상태가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답답함을 풀기 위해서라도 세상이 어떻게 바뀌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해나갈 것"이라며 "당이 필요로 한다면 무슨 일이라도 해서 당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향후 행보와 관련해선 "당분간은 제 자신을 돌아보고 제가 가진 한계가 뭔지 고민하며 스스로 바꿀 것을 바꾸는, 한계를 극복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며 "당분간 몇 달간은 다음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지만 잊혀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6월 한국당이 전국 지방선거에서 크게 패배해 지도부가 사퇴한 이후 그해 7월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했다.
K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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