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비선실세 논란에 "주변 관리 못한 불찰"
"내년 총선 친박 없다…저와 연관된 것 얘기 말길"
朴정부 실패 지적엔 "개인적 실패, 정책은 아냐"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21년 말 특별사면 후 처음으로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재임 시절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탄핵을 당한데 대해 사과했다.
박 전 대통령은 26일 공개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탄핵에 대해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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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추석을 앞둔 지난 25일 대구 달성군 현풍백년도깨비시장을 찾아 물건을 사며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비선 실세'로 불린 최서원(개명전 최순실) 씨의 사익편취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검찰 조사에서 듣고 정말 너무 놀랐다"며 "하지만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 원장(최씨가 과거 유치원 원장을 지내 평소 ‘최 원장’으로 호칭)이 최태민 목사의 딸이라서 알고는 있었지만 처음부터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며 “대통령에 당선된 후 청와대로 들어오면서 사적인 심부름을 할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최 원장이 청와대에 드나들면서 심부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한 번도 최 원장이 저를 이용해 사적인 잇속을 챙긴다거나 이권에 개입하거나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심 없이 저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씨의 비위를 알지 못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탄핵 책임이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있다는 취지에서 사과의 뜻을 표명한 것으로 여겨진다.
박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지난 2016년 총선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의혹에 대해서도 모두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다. 친박계 인사들의 내년 총선 출마설과 관련해선 "과거 인연은 과거 인연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서 이것(출마)이 저의 명예 회복을 위한 것이고 저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내년 총선에 별 계획이 없다.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며 "과거에 정치를 했던 분이 다시 정치를 시작하는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내가 언급할 일이 못 된다"고도 했다.
다만 "정치 일선은 떠났지만 나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고 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려고 한다"며 "그것이 국민들이 보내주신 사랑을 조금이라도 갚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소위 ‘친박’이라는 의원 중에 탄핵에 찬성한 의원도 있었고 저의 오랜 수감 기간 동안 한 번도 안부를 물은 적이 없는 의원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동생(박지만 EG 회장)의 친구인 의원도, 원내대표였던 의원도 탄핵에 찬성했다는 얘기를 듣고서 사람의 신뢰와 인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회한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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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5일 대구 달성군 현풍백년도깨비시장을 찾아 환하게 웃으며 시민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
2016년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선 "'대통령이 총선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 정말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당에 전달하면서 '이 사람들은 꼭 공천하라'고 한 기억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석비서관회의 때 정무수석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한 적이 있는데, 저는 그게 당에서 (조사를) 해서 청와대에 전달한 걸로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또 "'진박 감별사'라는 얘기가 있어 제가 (친박계에) 주의를 줬는데, 정말 그때 강하게 주의를 줬어야 한다는 후회는 있다"며 "그리고 제가 명시적으로 유승민 의원 공천을 주지 말라고 한 적은 없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러나 청와대 참모진이 제가 유 의원을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공천 파동은)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김무성 대표가 공천과 관련해 저한테 면담 요청도 했고, 전화 연결도 부탁했는데 그게 (연결)되지 않았다. 당시에 저는 전혀 몰랐던 일이고 그래서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나' 하고 분노했지만 누구를 탓하겠나. 그것도 대통령인 제 책임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롯데·SK가 낸 출연금이 제삼자 뇌물죄로 인정된 데 대해선 "이 판결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롯데나 SK가 저한테 어떤 청탁도 한 적이 없다. 또, 그룹 회장들에게 제가 구체적으로 후원 금액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방향성과 국정 운영에 관한 질문엔 "우선은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됐다는 데 안도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4개월 정도 됐는데, 정부의 방향·정책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좀 성급한 감이 있다"며 "더군다나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런 문제에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탄핵 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데 대해선 "마음이 참 착잡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북핵 대응 방식이라든가, 동맹국들과의 불협화음 소식을 들으면서 나라 안보를 비롯해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됐다"고 전했다.
'박근혜 정부는 실패한 정부'라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는 "제가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제가 받아들인다"면서도 "그러나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다'라고 한다면 도대체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는 "통합진보당 해산이라든가 공무원 연금 개혁, 개성공단 폐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은 국운이 달린 문제라 어떤 것을 무릅쓰고라도 꼭 해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창조경제 혁신센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역할을 기대하면서 상당히 공을 많이 들인 정책이다. 제가 탄핵되기 전부터 벌써 상당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해 보람을 많이 느꼈다"고 자평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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