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깻묵·라텍스·폐기물까지 탔다

김광호 / 2018-08-02 13:41:39
전국 곳곳에 자연발화 추정 화재 잇따라
제천 공장서 폐기물 자연발화 추정 큰불
깻묵·폐지 야적장과 라텍스 물건에도 화재

▲ 1일 자연발화 추정 불이 난 제천 원료의약품 제조 공장. [연합뉴스 제공]

 

연일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자연 발화로 추정되는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일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7분께 제천시 왕암동의 한 원료 의약품 제조 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면서 공장과 창고 등을 태워 3억5천만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고 2시간 20분 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소방과 경찰 인력 230명과 29대의 장비를 투입한 뒤에야 겨우 불길이 잡혔다.

소방당국은 "야간작업을 하던 중 공장 야적장에 쌓아놓았던 화장품 고체 폐기물에서 불길이 치솟았다"는 공장 관계자의 진술을 토대로 자연발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제천은 오후 2시 26분 수은주가 39.8도까지 치솟는 등 기상 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또 지난달 31일 오후 10시 37분께는 전남 여수시 화양면의 한 폐축사에서 불이 나 3시간 만에 진화됐는데, 소방당국은 축사에 쌓아둔 깻묵이 폭염에 발효되면서 온도가 올라 저절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함께 고철이나 폐지가 쌓인 야적장에서도 자연발화로 추정되는 불이 잇따랐다.

지난달 30일 오전 2시 45분께 전남 영암군 삼호읍의 한 고물상에서 불이 나 5시간 만에 꺼졌고, 지난달 24일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의 폐지 야적장과 25일 광주 서구 벽진동의 폐플라스틱 야적장에서 자연발화 추정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 라텍스 베개 자연발화 [연합뉴스 제공]

 

이밖에 라텍스 소재 물건도 자연발화 화재의 원인으로, 요주의 대상이다.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41분께 부산 금정구 한 아파트 A씨 집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돼 현장 확인 결과, A씨 집 창가 의자에 놓인 라텍스 소재 베개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하늘색 커버가 씌워진 이 베개는 절반가량이 타 이미 갈색으로 변한 상태였다

고온의 직사광선이 베개를 장시간 내리쬐면서 열이 축적돼 베개와 베개가 놓여있던 의자 부분을 태운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라텍스 소재가 고밀도여서 열 흡수율이 높고 열이 축적되면 빠져나가지 않는 특성이 있어, 햇볕이 내리쬐는 공간에 라텍스 소재 물건을 장시간 두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자연발화는 주변 온도와 습도가 높고 열 축적이 쉬운 상황에서 윤활유, 기름, 퇴비, 음식물, 폐기물에서 많이 나타난다"며 "요즘처럼 폭염이 계속될 때는 저장소 온도를 낮추고 통풍이 잘되도록 하는 등 안전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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