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한화케미칼 등 측정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수치조작

장기현 / 2019-04-17 13:25:55
여수 산업단지 사업장 235곳…4년간 1만3000여건
"날짜·농도로 만들면 되나" 질문에 "50이하로 맞춰달라" 대답
LG화학, 공식 사과문 발표…"관련 시설 폐쇄"

전남 여수 산업단지 사업장 235곳이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 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 최종원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이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광주·전남 13개 오염도 측정대행업체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황산화물 등을 속여서 배출한 사업장 235곳과 배출량을 조작해준 측정대행업체 4곳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전남 지역의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 13곳을 조사한 결과, 4곳의 측정대행업체가 235곳의 사업장에 대해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 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측정대행업체는 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 등 4곳이고,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 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을 포함한 235곳이다.

이번에 적발된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235곳의 사업장으로부터 의뢰받아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3096건의 대기오염도 측정 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 1명이 같은 시간대에 여러 장소에서 측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록한 8843건은 실제 측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4253건은 실제 농도의 33.6% 수준으로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측정 결과 값 조작 사례 [환경부 제공]


특히 배출업체와 측정대행업체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이 공개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측정대행업체 직원이 "메일로 보내주신 날짜와 농도로 만들어 보내드리면 되나요?"라고 묻자, 배출업체 직원은 "탄화수소 성적서 발행은 50언더로 다 맞춰주세요^^"라고 답했다. 배출업체 측은 "죄송하다"며 특정 기간의 수치도 조작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5일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6곳의 배출업체를 기소 의견으로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송치했다. 나머지 배출업체에 대해서는 현재 보강 수사를 진행해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LG화학은 환경부 발표 직후 신학철 대표이사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 LG화학 신학철 대표이사 [LG화학 제공]


신 대표는 "이번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주민과 관계자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위해성·건강 영향 평가를 지역사회와 함께 투명하게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화케미칼도 "이번 사건이 당사 사업장에서도 발생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뉴시스]


환경부는 "이번 적발사례는 빙산의 일각으로 보고 있다"며 "측정대행업체의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개선방안을 5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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