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일자 발명자 등록 제의…발명자는 법적 권리 없어
누군가와 자신의 연구 내용을 논의하고 공유하는 것은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런데 그렇게 공유한 연구 내용이 다른 사람에 의해 특허로 등록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MIT 미디어랩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지에 치(Jie Qi)는 "구글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구 내용에 관해 이야기 한 후, 구글이 그 연구에 관한 특허를 취득할 뻔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특허교육 사이트 '특허판다(patentpandas.org)'를 통해 공개했다.

치는 학부 시절, 조명 및 센서를 탑재한 '튀어나오는 그림책'에 대해 연구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조합하는 다양한 시도는 MIT 미디어랩 레아 뷰크리(Leah Buechley) 교수의 지도로 시행됐다.
이후 치는 신문이나 책과 전자를 결합해 지금까지 책에서 볼 수 없었던 표현이 가능한 연구를 계속해 왔다. 즉, 종이에 펜으로 그림을 그리면 불이 들어오는 것으로 아주 간단한 회로에서부터 시작해서, 입체적인 모형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종이와 펜으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한 것이다.
먼저 치는 구글이 신청한 특허 '전자를 이용한 그림책'에 대한 선행기술 목록을 작성했다. 자신의 연구에 관한 논문이나 블로그, 비디오에 보자료 등과 다른 연구자가 실시한 연구에 관한 논문 등도 함께 목록을 만들었다. 또한 특허 신청 절차 등을 확인하고 변리사(변호사)에게 의뢰했다.
다행히도, 치가 이 같은 활동을 시작한 시점이 특허 심사 중이었기 때문에, 선행기술 목록을 심사관에 제출할 수 있었다. 더 다행인 것은 MIT 미디어랩 소장을 맡은 조이 이토(Joi Ito)가 당시 구글 ATAP 이사였다는 것이다. 레지나 두간과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 직접 연락을 취해 특허에 대한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구글 ATAP 팀과 대화에서 특허 출원 시에 키를 '발명자'로 이름을 넣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자신이 발명자로 들어가면 지금까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다른 방대한 연구 자료들을 추가로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제안을 거절했다.
당시의 치는 인식하지 못했지만, 미국 특허에서 특허 '발명자'와 '양수인'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발명자는 실제로 특허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놓은 사람이지만 특허의 법적 권리는 양수인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설령 치가 발명자로 등록되어 있었다 해도 실제로 특허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는 치가 아니고 양수인 구글 ATAP가 소유하게 된다. 치는 "이 시스템은 가령 건축가(발명자)는 집을 설계했지만, 실제로 집에 살 권리가 있는 사람은 집의 거주자(양수인)라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당시 치가 자신을 발명자로 등록하는 제안을 거부한 것은 "매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구글 ATAP가 신청한 특허는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의해 기각됐다. 앞으로도 관련 새로운 특허가 신청된다 해도 "선행 기술이 있다"며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례는 MIT 미디어랩이라는 기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그나마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자신의 아이디어나 연구 내용이 거대 기업에 의해 빼앗긴다.
치는 자신과 같은 경우가 생기면 "△먼저 당황하지 말고 △선행기술 목록을 만든 다음 △특허청에서 출원 상태를 찾고 △변리사나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에게 문의하라"고 조언했다.
대기업은 대부분 연구와 특허를 취득한 경우 수천 달러의 보너스를 얻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고 사내 변리사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맞서 학생이나 개인이 자신의 연구 내용을 지키기란 매우 어렵다.
대기업과 자신의 연구에 관해 토론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받거나 때때로 도움을 받는 것은 유익하지만, 반드시 좋은 일이라고는 할 수 없다.
KPI뉴스 / 김들풀 전문기자 itnew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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