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이영학 사건 '초동조치 부실' 경찰에 "정직 취소해달라? 징계 정당"

박지은 / 2019-09-08 14:21:02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당시 초동대응을 부실하게 한 경찰관에게 내려진 정직 징계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 이영학 사건 당시 초동조치를 부실하게 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 A 씨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UPI뉴스 자료사진]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는 경찰관 A 씨가 서울지방경찰청을 상대로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출동 지령을 받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행위는 공무원의 성실의무 규정에 부합하지 않고, 오히려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 "경찰공무원은 직무의 특성상 높은 성실성이 요구되고, 특히 실종아동 등 가출인 관련 신고는 초동조치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A 씨는 잠을 자느라 출동 지령조차 몰랐고 관련 매뉴얼 등을 숙지하지도 않았고 결국 피해자는 친구의 아버지에게 살해당했으므로 비위의 정도가 무겁다"며 징계를 내리는 것이 정당하다고 봤다.

지난 2017년 9월 30일 피해자 B 양의 어머니는 딸이 집에 들어오지 않자, 밤 11시 15분쯤 112에 실종신고를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112상황실은 이 사건을 즉시 구조하지 않으면 생명·신체의 위험요인이 증가되는 '코드1'로 분류하고 중랑경찰서 등에 즉시 출동 지령을 내렸다.

당직근무를 서고 있던 서울 중랑경찰서 수사팀 소속  A 씨는 소파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A 씨와 같은 근무조였던 순경 역시 무선에 "알겠다"고만 대답한 뒤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들은 최초 출동 지령 후 3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망우지구대를 방문해 B 양 사건의 수색상황만 물어보고는 추가 조사없이 중랑경찰서로 복귀했다. 그 사이 10월 1일 0시 30분께 B 양은 이영학에게 살해됐다.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일자 중랑서장 등 책임자 9명은 징계를 받았다. A 씨는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고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A 씨는 재판부에 당시 '코드1' 지령이 여러 건 발령돼 부득이하게 출동이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더 우선해 처리할 사건이 없었다"며 "설령 다른 사건으로 즉시 출동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도 신고자와 통화하고 관할 지구대에 초동 조치 상황을 문의하는 등의 조치를 했어야 했다"며 "그런데도 같은 근무조의 경력이 짧은 순경에게 무선 지령의 청취를 일임하고는 그런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47부(부장판사 오철권)도 사겅 당시 경찰의 초기대응이 부실했다며 피해 여중생의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1억8000여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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