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대응 못해 주가 7만원대서 지지부진"
"반도체 불황 대비 못하고 치킨 게임이라니..."
첫 도입한 '주주와 대화'…'전제품 우위' 약속
"SK하이닉스 주가가 100% 반등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30% 반등에 그쳤다."
"적자 낸 SK하이닉스는 주가 오르는데 삼성전자는 7만원대에서 지지부진하다."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55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관심이 집중된 분야는 주가였다. 주가가 7만 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회사가 AI 시대에 제대로 대응 못해 경쟁사만큼 주가 상승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게 주주 불만의 요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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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주주총회에서 주주가 질문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3시간 가량 이어진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은 시종일관 주가 부양과 회사의 대응을 요구하는 질문을 이어갔다. 심지어 고 이병철 창업회장을 소환하며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는 질책까지 나왔다.
한 주주는 "SK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오르는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7만원대에서 지지부진하다"며 "AI 반도체인 HBM에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 아니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또 다른 주주도 주가가 불만이라고 했다. 그는 "AI 시대 도래는 10년 전에 예고됐다"고 설명하고 "경영진들이 제대로 인사이트를 못 찾아 SK하이닉스 주가가 100% 반등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30% 오르는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반도체 불황에 대비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주 A씨는 모건스탠리 보고서를 인용해 "반도체 불황이 일찍이 예고됐다"며 "10년 앞을 내다보고 회사가 대응했어야 하는데 삼성은 반도체 감산을 하지 않고 치킨게임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주 B씨는 "이 창업회장이 살아계셨으면 지금 여러분들이 이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었겠느냐"며 경영진에게 "사퇴할 의향이 없냐"고 직격했다.
"인수합병을 적시에 진행 못한 점"과 "ASML 주식 매각이 성급했다"며 아쉬워하는 주주도 있었다. 주주 C씨는 "7만 원대에 ASML 주식을 매각했는데 지금은 주가가 9만 원대"라며 "회사가 적절한 시기에 합리적 집행을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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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총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주총을 진행한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은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반도체 시황과 IT 회복이 기대되는 올해는 AI 수요에 대응해 주주가치를 올리겠다"고 답했다.
한 부회장은 "유례없는 경기 위축과 반도체 악화로 많이 힘들었지만 회사는 9.8조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한다"며 "장기적 시각에서 연구개발과 투자를 지속해 견조한 실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메모리 경기 회복과 실적 개선이 기대돼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면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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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주와의 대화에 참석한 경영진들. [주총 중계 캡처] |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 처음으로 경영진과 주주의 대화 시간도 마련했다.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이영희 글로벌마케팅 실장(사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포함, 13명의 주요 경영진들이 단상에 올랐다.
질문은 반도체와 신사업으로 집중됐다. 반도체 시황 개선과 매출 회복 시점, 양자 컴퓨팅 사업에 이르기까지 삼성전자의 신사업에 대한 계획과 로드맵을 궁금해하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주주 D씨는 "경기 불황과 업황 악화가 해결되는 시점이 언제냐"고 물었고 E씨는 "파운드리 사업 회복과 신규 고객사 확보전략과 흑자전환 시기"를 궁금해 했다. F씨는 "HBM 대응은 늦었지만 CXL 등의 선단 반도체는 앞서 갈 수 있느냐"며 전략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삼성전자 DS사업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은 "지난해 유례 없는 다운턴(실적하락)으로 힘들었다"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강건한 사업경쟁력과 초일류 기술리더십,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실현하겠다"며 "앞으로 2~3년 안에 세계 1위를 되찾겠다"고 약속했다.
경 사장은 "업황 악화와 우리가 대응을 잘 못한 것이 실적 하락의 원인"이라며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해 시황에 영향을 덜 받는 구조를 만들고 전제품의 경쟁력 우위를 필히 달성해 내년부터는 원활하게 사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1월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1분기도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운턴에 투자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업턴에 대응 못한다"며 "HBM처럼 늦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CXL 등은 가시적 사업 성과를 곧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시영 파운드리 사업부장도 "고객들이 우리 3나노와 4나노 선단공정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며 "GAA도 양산을 시작했고 하반기에는 2세대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DX 부문에서는 한종희 부회장이 삼성 AI를 통해 개인화된 디바이스 인텔리전스와 최고의 멀티 디바이스 경험 추진,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 최우선을 주요 사업 전략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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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총은 주주편의를 위해 온라인으로 중계됐고 전자투표가 도입됐다.[주총 중계화면 캡처] |
주총 안건이었던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건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주총 중간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와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 본부장의 재무적 경험 부족을 문제 삼으며 감사위원 선임 반대 의견도 제기됐으나 가결에는 지장이 없었다. 안건들은 최저 87%, 최고 99%의 찬성을 얻으며 모두 의결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안건에도 오르지 못한 채 이번 주총에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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