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장남이자 정치적 동지' 김홍일 전 의원은

김혜란 / 2019-04-21 14:05:36
박지원 의원 "김홍일, 민주화 운동과 평화통일 운동에 헌신"

지난 20일 타계한 김홍일 전 의원은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이자 정치적 동지'로, 국내 민주화운동의 산증인이다.


▲ 김대중 전 대통령 장남인 故 김홍일 전 의원의 빈소가 2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김 전의원은 한국 민주화의 산증인으로 통한다.[뉴시스]

고인은 1948년 전남 목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사별한 전부인 차용애 여사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1960년대 부친을 따라 상경, 배재중학교와 대신고등학교,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그리고 공군장교로 복무했다.
 

고인은 한국 민주화의 선봉에 선 부친 DJ의 길을 자연스럽게 따르며 '정치적 동지'로 불렸다. 그의 삶의 궤적이 DJ와 그만큼 닮았다는 의미다. 유신정권과 신군부로 이어진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고,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에 여러 차례 끌려가 고문을 받고, 수감생활하면서 병을 얻었다.


'리틀 DJ'로 불리던 그는 1971년 '서울대 내란음모 사건'으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일주일간 모진 구타와 고문을 겪었다. 중앙정보부는 서울대생 4명과 사법연구원생 1명이 국가 전복을 모의했다고 발표했다. 그 가운데 4명은 국가보안법 제1조 반국가단체구성 위반과 형법 내란예비음모 혐의로 구속됐다.


이 사건은 박정희 대통령이 학생운동의 지도자들을 사전에 탄압하여 민주화운동 세력을 약화시키고, 1972년 10월 유신을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하기 위해 용공 혐의를 조작했다는 것이 나중에 드러났다. 당시 김 전 의원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해 허리를 다친 것으로 전해진다.


고인은 이로부터 10여 년 뒤, 1980년 5월 17일에 중앙정보부에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을 명목으로 다시 체포돼 극심한 고문을 당했다. 


그는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이 "네가 김대중이 아들이냐. 너는 절대로 여기서 살아나가지 못한다"며 끊임없이 욕설을 퍼붓고 구타했다고 술회했다.

또 고문 와중에 아버지의 혐의를 허위로 자백하지 않기 위해 자살시도를 하다 목을 크게 다쳤다. 이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상태로 다시 모진 고문을 당해 결국 파킨슨병을 얻었고, 최근까지 후유증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그는 1980년초 '서울의 봄'으로 불리던 시절 DJ의 외곽조직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를 결성, 아버지를 지원하며 군부독재에 함께 저항했다.

그가 정치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것은 1996년 자신의 고향이자 아버지의 지역구인 목포·신안갑에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나서 15대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부터다. 그는 당시 81.23%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어 이듬해인 1997년 실시된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DJ가 당선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후 2000년 전남 목포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천년민주당으로 제16대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둘로 쪼개진 뒤 남은 민주당에서 제17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거동에 불편을 겪을 정도로 병세가 날로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나라종금 사건에 연루돼  2006년 9월 의원직마저 상실했다. 이듬해인 2007년 2월 특별사면 됐지만 공식 석상에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 2009년 8월 22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장례미사에 참석한 김홍일 전의원. 당시 그는 병세가 악화돼 극도로 수척해진 모습이었다.[뉴시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빈소를 찾은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병세가 짙어진 그는 극도로 수척해진 모습으로 휠체어 앉은 채 나타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때 고인은 거의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병세가 심해졌으며 '아버지'라는 한마디만 간신히 할 수 있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 전 의원의 타계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20일 오후 자신의 SNS에 "고인은 김대중 대통령님 장남이자 정치적 동지였다"며 "민주화 운동과 평화통일 운동에 헌신하고 군사정권의 고문 후유증으로 10여 년 이상을 투병했다"고 전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광주에 있는 5·18국립묘지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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