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취소하고 연말연시 워싱턴DC 대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의 지지율은 취임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정치권 갈등으로 빚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이어지면서 지지율은 뚝뚝 떨어지는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연휴에 이어 휴가 일정을 취소하고 새해초까지 계속 워싱턴 DC에 머물기로 했지만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탄핵론 급부상
뉴욕타임스(NYT)는 연일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칼럼을 게재하며 불을 지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BC는 2019년 미국의 대형 리스크는 '트럼프 탄핵안'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간판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의 칼럼을 통해 "임기 절반을 남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래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의견을 확신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며 분열이 깊어짐에 따라 "매일이 전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드먼은 "'나만 시스템을 고칠 수 있다'고 주장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망가진 시스템 속에 홀로 남아 있다. 최근 몇일 사이 정부 셧다운, 갈수록 커져가는 스캔들, 폭락하는 증시, 생뚱맞은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군대 철수와 국방장관의 사임과 같은 사태는 대통령이 통제불능에 빠져든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드먼은 국가의 '진짜 위협'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다 채우는 것"이라며 탄핵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러시아와는 협조하면서 동맹국에는 퇴짜를 놓으며 혼란스럽게 만드는 데 주저함이 없다. 앞으로 2년 이상 남은 그의 임기야말로 국가의 진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원로 언론인 엘리자베스 드류 역시 NYT에 기고문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 시작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탄핵은 선거 사이에 대통령의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수단으로 범법행위를 막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대통령이 선거로 선출된 대표자로서 봉사할 자격이 있는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간선거로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더해 성추문 입막음 의혹까지 구체적으로 불거지자 본격적으로 탄핵 발의를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차기 연방 하원의장을 맡게 될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추진과 관련 "뮬러 특검이 수사를 완전히 마무리할 때까지 기다린다"며 시점을 조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시리아 철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강행 등을 둘러싸고 반발 세력이 늘고 있다. 상원 외교위원장인 공화당 중진 밥 코커(테네시) 의원은 셧다운의 가장 큰 책임은 트럼프 대통령에 있다며 "원한다면 국경장벽 자금 지원을 둘러싼 지금의 싸움을 쉽게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자신이 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구성한, 의도적인 갈등"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도 들썩이고 있다. 맥라티 어소시에이츠의 스티브 오쿤 선임고문은 내년 전세계 기업과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가장 큰 위협요소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여부라고 분석했다.
경제지인 비즈니스인사이더 역시 월가 헤지펀드나 자산관리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탄핵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쿤 고문은 "2019년이 돼서 올해를 되돌아 본다면 올해는 상당히 편안해 보이는 수준일 것"이라며 "이미 무역정책으로 미국을 힘들게 만든 트럼프 대통령이 이젠 경제보다 이민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상황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지지율 39%로 뚝
28일(현지시간) 뉴스위크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지난 21∼23일 미 유권자 19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찬성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39%에 그쳤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56%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사태 당시 백인우월주의를 주장한 극우주의자들을 규탄하기를 거부했을 때 이후 처음으로, 당시 지지율이 39%였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지지율은 정당별로 편차가 컸다. 공화당원 가운데 80%는 지지 입장을 보인 반면 민주당원 90%, 무당파 57%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셧다운 사태와 관련해 응답자의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답했고, 민주당 책임이라는 답변은 31%였다.
뉴스위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자금 요구로 초래된 셧다운이 그의 지지율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인터넷매체 복스도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으로 점점 더 비난받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전했다.
휴가 취소하고 워싱턴 DC에 머물지만...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방송 '폭스 앤드 프렌즈'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과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계속 여기(워싱턴 DC)에 있었다"며 "그는 신년 초에도 워싱턴 DC에 머물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계획을 취소한 데 이어 신년 행사도 취소했다"고 말했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연말연시를 보낼 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 "나는 민주당이 돌아와 절박하게 필요한 국경 보안에 대해 합의를 하기를 기다리며 백악관에 홀로(불쌍한 나)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을 겸하고 있는 멀베이니 대행은 백악관이 지난주 말 '장벽 예산'을 원안인 50억 달러에서 삭감한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민주당이 그 이후에 협상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며 셧다운 사태에 대한 '민주당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특히 내년 1월 3일 하원의장 선출이 유력시되는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백악관과의 절충 시 당내 반발로 인해 하원의장 선출 가도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고 보고 아예 협상을 거부하는 것이라며 펠로시 원내대표를 맹비난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셧다운 첫날인 지난 22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자신이 협상을 위해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만났을 때를 거론, "그게 우리가 대면 접촉을 한 마지막이었는데, 당시 슈머 원내대표는 일정부분 타협을 하는데 진짜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주 들어 듣자하니 낸시 펠로시가 타협을 막고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하는 데 있어 약체로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가 하원의장 선출을 앞두고 당내에서 '야성'을 인정받기 위해 강경 입장을 고수한다는 주장을 폈다.
멀베이니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민주당의 반대로 멕시코 장벽건설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예 남쪽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데 대해 "진심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적으로 그렇다.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답했다.
그는 장벽 예산 규모와 관련, 당초 요구했던 50억 달러에서는 물러났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 수치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KPI뉴스 / 남국성 기자 nk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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