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내 조언 국정농단화 안 맞아...국민 걱정끼친 건 잘못"

박지은 / 2024-11-07 12:09:50
"날 타깃으로 아내 악마화...아내는 대통령 도와야하는 입장"
"아내, 본인도 억울하나 '사과 많이하라' 했다...휴대폰 바꿨어야"
"아내와 부부싸움 많이 할 것…국익 활동 빼곤 대외활동 중단"
"김건희 여사 특검 정치선동"…명태균 관련 "부적절한 일 없다"
"제 주변 일로 국민들 염려...부덕의 소치, 사과 드린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아내로서의 조언을 마치 국정 농단화 시키는 건 우리 정치 문화상이나 문화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아내가) 공직자는 아니지만 '대통령의 회의 때 참모들한테 야단을 많이 친다는 말이 있는데 당신이 좀 부드럽게 해' 이런 걸 국정 관여라고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담화 중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또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에게 욕을 덜 먹고 원만하게 잘 하길 바라는 걸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국어사전을 다시 정의해야할 거 같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내 김건희 여사 라인이 존재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김건희 라인이라는 말은 좀 굉장히 부정적인 소리로 들린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어찌됐든 검찰총장 할 때부터 저를 타깃으로 해서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 제 처를 그야말로 악마화시킨 것이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가릴 건 명확하게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 아내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더 신중하게 매사에 처신을 해야하는데, 이렇게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건 무조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본인(김 여사)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자기를 의도적으로 악마화하고 침소봉대를 해서 억지로 만들어내는 가짜뉴스라는 억울함도 가지고 있을 거지만 그거보다는 국민들 걱정 끼쳐드리고 속상하시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훨씬 더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내가 임기반환점(10일)이라고 국정 성과만 얘기하지 말고 사과를 많이 하라고 했다"며 "이것도 국정 관여고, 농단은 아니겠죠"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전부 제 책임"이라며 "누구한테 도움을 받으면 말 한마디라도 고맙단 얘길 해야 한다는 그런 걸 갖고 있다 보니 이런 문제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특히 "어떤 면에서 (김 여사가)좀 순진한 부분도 있다"며 감쌌다.

 

여당에서 외교 분야를 포함한 김 여사 대외 활동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데 대해선 "국민들이 좋아하시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부부싸움을 좀 많이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여론을 충분히 감안하고 국익 활동상 반드시 해야 한다고 저와 제 참모들이 판단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해왔다"며 "앞으로 이런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선 "제2부속실장은 오늘 발령을 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런 것들(제2부속실 설치 등)을 잘 하면 리스크는 좀 줄어들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야당이 주도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선 "특검을 국회가 결정하고 또 국회가 사실상의 특검을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가 특검을 임명하는 것은) 명백히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삼권분립 체계에 위반된다"고 못박았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은) 사법작용이 아니라 정치선동"이라며 "이런 걸 가지고 특검을 한다는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인권 유린이 된다"고 주장했다. "2년 넘도록 수백 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해 김건희를 기소할 만한 혐의가 나올 때까지 정말 어마무시하게많은 사람들을 조사했다"며 "그런데 기소를 못 했지 않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휴대전화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취임 후 휴대전화번호를 바꿨어야 했는데 바꾸지 못해 문제가 생겼다며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제 휴대폰 번호가 공개됐다"며 "그날 하루에만 문자(메시지)가 3000개 들어왔고, 그 이후에도 카카오톡, 텔레그램(메시지)도 막 들어온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이런 메시지들에 하나하나 답을 했다고 소개했다. "(후보 시절) 제가 종일 사람들을 만나고 지쳐 집에 와서 쓰러져 잔 뒤 아침에 일어나보면 (아내가) 잠도 안 자고 엎드려 제 휴대폰으로 답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에게 "미쳤냐. 잠 안 자고 뭐 하는 거냐"라고 하자 김 여사는 "이분들이 다 유권자인데 거기에 답을 하는 것만한 선거운동이 있느냐"고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아내가) 조금이라도 누구한테 도움을 받으면 인연을 탁 못 끊고 말 한마디라도 '고맙다'고 얘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그 내용이) 무분별하게 언론에 까질 것이란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전부 제 책임"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워낙 오래 쓰던 번호라 아까워 그런 마음도 있겠지만 사실은 저도 제 처도 휴대폰을 바꿨어야 한다"며 "이 부분은 제가 리스크를 더 줄여나가고 국민들이 이런 것으로 걱정해 하고 속상해 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다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논란과 관련해 "명씨는 (대선)경선 초기에 도움을 준 한 사람"이라며 "부적절한 일을 하거나 감출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경선 뒷부분에 가서는 '(명씨에게)연락하지 말라'고 했고 전화번호도 지웠다"고 했다.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씨와 통화한 것과 관련해서는 "제 당선을 위해 도움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에게 매정하게 하는 것이 그래서 전화도 받은 것"이라며 "(명씨에게)축하전화를 받았고, 수고했다고 얘기한 기억이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대국민담화에서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렸다"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면서다.

 

윤 대통령은 사과가 '두루뭉술하다'는 지적에 대해 "잘못한 게 있으면 딱 집어서 이 부분은 잘못한 거 아니냐라고 하면 제가 거기에 대해 딱 팩트에 대해 사과를 드릴 것"이라고 했다. "사실과 다른 것들도 많다. 대통령이 되어서 기자회견을 하는 마당에 팩트를 갖고 다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그걸 다 맞습니다라고 할 수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얘기한 적 없는 걸 갖고 했다고 하는 것이라든지 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언론에 공개했는데 짜깁기가 됐는지 소리를 집어넣었는지, 그걸 갖고 대통령이 맞냐 아니냐 다퉈야겠느냐"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사과드리는 것은 처신이 올바르지 못했고 또 과거에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소통 프로토콜이 제대로 안 지켜졌기 때문"이라며 "사실도 아닌 걸 가지고 '명태균씨에게 알려줘서 죄송하다'라는 사과를 기대하신다면 인정할 수도 없고 모략이다. 사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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