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임박…하마스, 인질 중 최소 4명 살해

박지은 / 2023-10-10 16:34:37
네타냐후 "협상 여지 없어"…전면전 우려 커져
WSJ "인질 너무 많아 인간 방패 사용땐 이스라엘 고민"
CNN·WP, 두개 영상 분석…하마스 "공격 땐 인질 처형"
이스라엘 사망자 900명 넘어, 양측 사망자 1600명 육박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침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교전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강 대 강'으로 맞서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아슈켈론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AP 뉴시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확대되면서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30만명의 대규모 예비군을 소집해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선언하며 지상군 투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 악시오스는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미국 소식통들을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진입은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들어가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며 "지금은 협상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하거나 지상 작전을 개시하지 않도록 회유하지는 않았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전문가들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상대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합동작전을 펼칠 것"(미 육군사관학교 현대전연구소 존 스펜서), "공습은 우선 하마스 지휘부와 병력을 겨냥할 것"(예루살렘 전략안보연구소의 알렉산더 그린버그)이라며 이스라엘군 지상군이 가자지구에 투입될 시나리오를 거론했다.


이·팔 간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는 흐름이다. 하마스는 기습 공격과 함께 수십여명의 민간인을 붙잡아 가서 인질을 억류한 상태다.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으로 전면전이 이뤄진다면 인질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사전 경고 없이 가자지구의 민간인 구역을 공격한다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경고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침투해 수백명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일부는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을 끌고 가는 모습이라고 NBC뉴스가 보도한 사진 [트위터 캡처]

 

하마스 군사조직인 에제딘 알카삼 여단의 아부 우바이다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지금 이 시각부터 사전 경고 없이 우리 국민들을 표적 삼는다면 유감스럽지만 우리가 붙잡고 있는 민간인 포로 중 한 명씩 처형하고 이를 방영하겠다"고 위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질의 수가 너무 많은 데다 하마스가 이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이스라엘이 지상 침공 여부 등 다음 군사 조치를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정부 공보실은 인질의 숫자를 약 150명으로 추정했다. 여기엔 미국·영국·프랑스·독일·우크라이나 등 외국 국적자들도 포함돼 있다.

 

미국 CNN 등은 9일 하마스에 의해 납치된 이스라엘 민간인 가운데 최소 4명이 억류 중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자사가 확보해 지리적 위치를 확인한 두 개의 영상을 자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CNN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근 이스라엘 남부 베에리 키부츠에서 촬영된 두 개의 영상을 비교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하마스와 연계된 텔레그램에 게시된 한 영상에서는 불탄 차와 불도저를 배경으로 무장 세력이 보이고 영상이 끝날 때쯤에는 4구의 시체가 바닥에 있는 장면을 담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도 8일 텔레그램에 게시된 두 개의 영상을 자체 검토한 결과를 토대로 베에리 기부츠에서 하마스에 억류된 최소 4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납치된 후 곧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이·팔 전쟁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AP는 10일(현지시간)양측 사망자가 1600명에 육박하며 수천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는 군인 100여 명을 포함해 약 900명이 사망하고 최소 2616명이 부상을 입었다.

 

가자지구에서도 피해자가 불어나고 있다. 9일 오후 9시 30분 기준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이후 가자지구 내에서 687명이 사망하고 38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팔레스타인의 또다른 아랍인 거주지인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군에 의해 어린이 4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17명이 추가로 사망하고 295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9일 하마스 무장세력이 점령한 가자지구 인근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인근 주거지 등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회복했다”면서 “지난 몇시간 동안 팔레스타인 테러범과의 교전은 외딴 지역에 국한됐다”고 말했다.

하가리 소장에 따르면 교전 시작 후 48시간 동안 총 30만 명의 예비군이 동원됐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지구에 '완전한 포위'를 명령했다. 그 결과 230만 명에 달하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전기와 식량, 식수, 가스 공급이 전부 끊긴 채 가혹한 고립상태에 놓였다.

유엔은 가자지구에서 12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며 인도주의적 위기를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가 이미 심각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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