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악재 겹겹…"명절 대목이 사라진다"

남경식 / 2019-09-09 11:26:45
소비심리 바닥에 가을장마·태풍 이어지며 햇과일 수확 난항

이른 추석, 경기 악화, 태풍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명절 대목을 앞두고 유통가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있다.

제13호 태풍 '링링'은 추석 직전 주말인 7일 한반도를 강타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가을장마의 영향으로 전라남도, 경상남도 곳곳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안 그래도 농가들은 올해 추석 명절이 전년보다 약 10일 정도 일러 햇과일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농가들은 태풍으로 인한 낙과, 농작물 침수, 비닐하우스 파손 등의 피해를 우려해 '울며 겨자 먹기'로 때 이른 수확에 나서야 했다.

농협은 태풍 대비 농업인 안전관리 요령 전파, 배수로 정비, 방풍망·그물망·지지대 설치, 축산 분뇨관리 등과 함께 영농 작업반을 통한 조기수확 지원, 양수기 5629대 준비, 손해사정인 5607명 확보 등 사전 예방활동을 강화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4일 충남 예산 사과 재배 수확 현장, 5일 전남 나주 배 재배 농가를 찾아 태풍 상륙 전 수확을 통한 최소화를 당부하면서 "피해 발생 시 신속한 복구와 재해보험금 조기 지원 등을 통해 농가 경영 안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4일 충남 예산에서 추석 성수품 수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명절 대표 상품인 굴비도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어들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6월 참조기 어획량은 1363톤으로 평년 대비 43.5% 감소하며, 참조기 시세는 10~20% 올랐다.

롯데마트에서 굴비 선물세트는 견과 세트보다 낮은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마트에서 명절 선물로 판매된 견과 세트와 굴비 세트의 매출 합산치를 100으로 봤을 때 굴비 세트의 비중은 2017년 51%에서 2019년 39%로 급감했다.


소비자들의 지갑은 꽁꽁 닫힌 상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2.5로 전월 대비 3.4포인트 떨어졌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2003∼2018년)보다 비관적임을 뜻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4월 정점을 찍고 4개월 연속 하락하며 2017년 1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지난 7월 실업자 수는 109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8000명 늘었다. 이는 7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최대치였다. 실업률은 7월 기준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3.9%로 치솟았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7월 기준 최고치인 9.8%로 나타났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7589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5월 기록을 2개월 만에 경신했다. 구직급여는 구직활동 중인 실업자에게 주는 지원금이다.

추석 시기가 이른 탓에 여름휴가 직후라 소비 여력이 더 적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구인, 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2404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추석 연휴 예상 지출 비용'을 조사한 결과, 평균 35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 결과인 45만 원과 비교하면 10만 원 감소한 수치다. 또, 응답자 89.6%는 추석 경비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더군다나 기름값은 상승세에 있다. 지난 1일부로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가 종료됐기 때문이다. 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5일 오후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626.93원으로 유류세 인하 종료 전날인 지난달 31일 1595.55원보다 31.38원 올랐다. 전국 평균 가격은 지난달 31일 1496.68원에서 5일 1520.99원으로 24.31원 올랐다. 경유는 전국 평균 가격이 1354.05원에서 1372.81원으로 18.76원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유류세 인하가 종료되면 휘발유는 리터(ℓ)당 58원, 경유는 41원, LPG는 14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기름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 서울 중구 중부시장에 명절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보리굴비가 걸려 있다. [뉴시스]

 

대형마트들은 의무 휴업일로 인한 어려움도 호소하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400여 점포 중 약 290개 점포가 연휴 대목인 추석 전날 혹은 직전 일요일에 문을 닫으면서 매출 타격이 예상된다. 대형마트들이 소속된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전국 지자체에 의무휴업일을 추석 당일로 변경해달라고 공문을 보냈지만, 대부분 지자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으로의 명절 대목은 더 좋지 않다. 추석에 고향을 찾지 않는 인구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GS25의명절도시락 매출은 매년 설, 추석 명절에 전년 대비 200% 이상 신장을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지난해 추석 명절 기간 도시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6% 늘어났다.

귀향길 대신 여행길에 오르는 인구도 증가세다. '사람인'이 종합숙박·액티비티 예약 서비스 '여기어때'와 함께 직장인 257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12~21일 추석 연휴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18.4%는 '여행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서울신라호텔은 대표적인 명절 패키지 상품 '홀리데이 와이너리' 예약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늘었다. 제주신라호텔은 올해 추석 연휴의 예약률이 전년 대비 약 10%p 증가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남경식

남경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