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연구원 "거부권 남용 막으려면 대통령이 국회 존중해야"

박철응 기자 / 2024-10-13 11:22:19

헌법재판소 산하 연구원이 법률안 거부권(재의요구권) 남용을 막기 위해 대통령이 국회 논의를 존중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13일 장효훈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관이 지난달 작성한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의 역사와 행사 사유' 보고서를 보면, 거부권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헌법 개정이 여러 차례 좌절되었다는 점, 거부권 행사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서명이 필요하다는 점 등으로 인하여 제도적 개선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 지난 5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민가협 유가족들과 국회의원, 종교인들이 민주유공자법 국회 통과 촉구 및 대통령 거부권을 반대하는 오체투지를 하였다.[이상훈 선임기자] 

 

거부권 행사 후 국회 재의결 정족수 완화, 거부권 행사 사유의 헌법과 법률 규정 등 방안이 있으나 현재 시점에서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고 본 것이다. 

 

장 연구관은 "거부권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대통령 스스로가 이송된 법률안에 대하여 국회에서의 논의를 존중하고 거부권 행사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법률안을 헌법적인 사유로 거부할 경우에는 위반 조항이나 헌법상 원칙을 명확하게 제시한 뒤 법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정책적인 사유로 거부할 경우에는 해당 법률안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논리정연하게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통령과 국회의 정책적 견해 차이가 클 때에는 대통령과 국회 모두 경쟁과 대립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소통과 협치를 통하여 대통령제의 순기능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87년 이후 거부권 행사 사례들을 보면 노태우 전 대통령이 2건,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각각 한 건도 없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6건, 이명박 전 대통령 1건, 박근혜 전 대통령 2건이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한 건도 행사치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불과 2년2개월만에 15건을 행사해 압도적으로 많다. 이 중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특검법안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안에 대해 "여야 합의 없이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해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였다고 장 연구관은 전했다. 

 

순직 해병 진상규명 특검법안 역시 "행정부의 권한인 수사・소추권이 국회에 부여되며 야당이 특별검사 후보자를 독점적으로 추천함으로서 대통령의 특별검사 임명권을 침해한다는, 즉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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