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들 쉬는 31일 재고조사?" 뿔난 아가방 직원들…후진적 기업문화 '빈축'

남경식 / 2018-12-28 11:15:34
아가방, 지난해 퇴사율 50%·5년간 근속연수 5년↓
중국기업 인수후 '후진적 기업 경영'물의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며 연말 장기휴가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유아동 전문기업 '아가방앤컴퍼니'(대표 신상국)가 12월 31일 물류창고 재고조사를 실시해 직원들의 원성을 사고있다.

28일 아가방 직원들에 따르면 최근 아가방은 본사 직원 70여명에게 12월 31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물류창고로 이동해 재고조사를 할 것을 지시했다.
 

▲ 최근 아가방은 본사 직원 70여명에게 12월 31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물류창고로 이동해 재고조사를 할 것을 지시했다. [블라인드 캡처]

 

아가방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에서 "거리도 멀고 교통편도 없는데 회사에서 차량 대절도 안 해준다", "31일이라 차도 많이 막힐 텐데 기가 막히네요", "쉬는 회사들도 많은데 조기퇴근은 커녕 재고조사를 시키러 보낸다" 등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아가방 관계자는 "재고조사는 회사 창립 후 매년 해오던 것이며, 다른 날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고 "본사 직원들이 각자 맡은 담당 재고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해명했다.

아가방의 후진적인 기업경영은 2014년 중국 랑시그룹에 인수된 후 심각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길림성 조선족 출신인 신상국씨가 대표이사 자리에 앉으면서 한국 토종기업인 아가방앤컴퍼니는 중국식 경영방식에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망가지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11월 중국자본이 들어오면서 매출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등의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2000억원을 웃돌던 매출은 2015년 1573억원, 2016년 1500억원, 2017년 1400억원으로 줄어 들었다. 안정적 영업이익을 내던 회사가 중국기업 인수후부터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아가방에서는 매년 퇴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아가방 관리직의 평균 근속연수는 남성이 6.5년, 여성이 4.6년이다. 랑시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2013년 9월에는 관리직 평균 근속연수가 남성이 11.1년, 여성이 9.3년이었다. 5년 동안 평균 근속연수가 5년 가량 줄어든 것이다.

기업정보를 기록하는 사이트 크레딧잡이 국민연금 데이터를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아가방의 퇴사율은 50%에 달했다. 전체 직원 177명 중 89명이 퇴사했고, 56명이 입사했다. 동종산업군의 퇴사자가 4명인 것과 비교해도 굉장한 수치다.

또한 아가방은 신입직원뿐 아니라 경력직원과 임원까지 수습과정을 거쳐 입사여부를 결정하는 특이한 채용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 길림성 조선족 출신인 신상국씨가 대표이사 자리에 앉으면서 한국 토종기업인 아가방앤컴퍼니는 중국식 경영방식에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망가지기 시작했다. 신상국 대표이사 [아가방앤컴퍼니 홈페이지]


기업정보사이트 잡플래닛에서 아가방 전현직 근무자들의  '직원들이 전망하는 성장 가능성'은 5%, 'CEO 지지율'은 10%에 불과하다. 신상국 대표이사는 길림성 량유식품진출구공사 천진지사 총경리와 태영건축자재유한공사 사장을 역임했을 뿐 패션사업에 관한 경력은 전무했다. 심지어 학력 정보도 베일에 쌓여있다.

잡플래닛에는 "경영진의 무지로 우왕좌왕, 아무것도 결정 못하고 임원만 계속 바뀌어 아까운 브랜드들이 다 낭떠러지로 가고 있다", "잦은 조직 개편으로 인한 직원들의 이삿짐 나르기 및 자리 정돈 배치 등 잡일이 많다", "중국으로 매각된 후 아가방의 명성은 안드로메다로 갔다" 등 악평이 이어졌다.

 

▲ 아가방앤컴퍼니가 워낙 잦은 이사로 건물이 흔들린다는 직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아가방앤컴퍼니 블라인드 캡처]

 

또한 직원들은 매번 인사 이동 때마다 각자 책상을 가지고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책상 뿐 아니라 각종 사무집기들의 손상이 심하다는 말도 나온다.

심지어 최근 블라인드에는 건물이 흔들린다는 제보도 잇따라 제기됐다. 아가방앤컴퍼니 직원은 블라인드에서 "다른층으로 이사할 때 건물과 바닥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우리 건물 안전한거 맞나요" "이사를 많이 해서 건물과 엘리베이터가 망가진 것같다" "직원들 마음처럼 건물도 너덜너덜" 등의 증언이 올라왔다.

이런 논란에 대해 아가방 관계자는 "일부 불만 있는 직원들이 익명으로 글을 올린 것"이라며 "유아동복 사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워 경쟁업체도 퇴사율이 높은 편이다"고 밝혔다. 

 

보령메디앙스, 제로투세븐, 서양네트웍스등 다른 유아동업계 관계자들은 "저출산 문제로 유아동 시장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중국기업에 넘어간 아가방앤컴퍼니 내부 문제는 업계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후진적 경영방식과 중국식 기업문화로 퇴사율이 높은 것을 업계 전체의 문제로 물타기하는 것은 상도덕에 어긋난다"고 일축했다.

 

유아동 업계 관계자는 "아가방앤컴퍼니에 대해 '무능한 경영진', '잦은 인사이동과 악의적 조직변경', '직원들이 일은 안하고 정치만 한다'등의 얘기는 취업포털에도 알려진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중국 기업문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직원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경영방식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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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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