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관련 소송 4000여 건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이 한국에서도 많이 이용하고 있는 제약회사 '화이자'의 피임 주사제 '데포-프로베라'(Depo-Provera)를 맞은 뒤 비암성 뇌종양인 뇌수막염에 걸렸다며 화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7일 현재 미국에서 제기된 관련 소송은 약 4000여 건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 ▲ 한 여성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AP 뉴시스] |
미 중부 미주리주에 거주하는 채모 씨는 지난달 20일 미 연방법원 플로리다 지법에 제출한 소장에서 "데포-프로베라는 두개내 수막종인 뇌종양의 발병을 유발하거나 이에 크게 기여하면서 피해를 입혔다"며 "심각한 상해로 중대한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구체적인 손해배상 요구 규모는 적시되지 않았다.
소장에 따르면 채 씨는 지난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주치의의 처방전에 따라 3개월에 한번씩 데포-프로베라를 접종받은 후, 심한 두통과 신경학적 결손, 시각 장애 등을 겪었다.
MRI 촬영 결과 뇌수막염 진단을 받아 수술까지 했다는 것이 채 씨의 주장이다.
채 씨는 소장에서 "화이자는 데포-프로베라 처방이 뇌수막염 발병을 유발하거나 이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했다"며 "여러 연구를 통해 데포-프로베라와 뇌수막염 발병의 상관 관계가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부작용 경고 등의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992년 미 연방식약청(FDA)로부터 피임약으로 처음 승인 받은 데포-프로베라는 자궁내막증 치료제로도 사용돼 왔다.
2023년 12월에 발표된 미 '국가 보건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미국 내 성 경험이 있는 여성 전체의 4분의 1가량이 최소 한 번이라도 데포-프로베라를 사용했을 정도로 널리 통용되고 있다.
2024년 저명 의학지인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은 장기적으로 데프-프로베라를 사용한 여성은 뇌수막염 발생 위험이 최대 5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 큰 파장이 일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화이자는 데프-프로베라 사용이 뇌수막염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경고 라벨을 해당 제품에 부착할 수 있도록 FDA에 요청했고, FDA는 지난해 12월 이를 승인했다.
KPI뉴스 / 서승재 기자 seungjaese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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