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재수사 마무리…사건 발생 '8년만'

장기현 / 2019-07-23 11:52:49
SK케미칼·애경 임직원 등 총 34명 기소
환경부 공무원, 뇌물 받고 내부자료 제공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 발생 8년 만에 책임자 34명을 재판에 넘겼다.

▲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권순정 부장검사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23일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SK케미칼 홍지호(68) 전 대표 등 8명을 구속기소하고, 정부 내부 정보를 누설한 환경부 서기관 최모 씨 등 26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SK케미칼 홍 전 대표 등 4명, 애경산업 안용찬(60) 전 대표 등 5명, 필러물산 김모(57) 전 대표 등 2명, 퓨엔코 전직 임원 2명, 이마트 전직 임원 2명, GS리테일 전 팀장 1명 등 총 1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SK케미칼, 애경 등 업체들은 인체에 유해한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원료로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의 안정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낸 혐의다.

이들은 2013년 당시 정부의 독성실험 결과에서 CMIT·MIT 원료물질과 피해의 인과관계가 확정되지 않아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CMIT·MIT 원료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 역학조사 자료가 쌓이고,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관련 연구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옥시가 만든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등의 원료로 쓰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공급한 SK케미칼 전 직원 최모 씨 등 4명도 재판에 넘겨졌다.

SK케미칼 측은 PHMG가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사용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검찰 수사에서 가습기 살균제 관련 실험을 진행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

또 전날 재판에 넘겨진 환경부 서기관 최 씨는 지난 2017년부터 애경 측으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금품 및 향응을 받고, 국정감사 자료 등 각종 내부 자료들을 업체에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가운데)과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들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검찰은 지난 1월 SK케미칼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수사를 본격화했다. 특히 검찰은 과거 서울대 흡입독성 시험보고서, 연구 노트 등을 확보해 가습기 살균제 최초 개발 단계부터 안전성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은 향후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재판을 전담하는 '특별공판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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