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86용퇴론에 "정치적 공격"…친명조직, '기득권' 비판

박지은 / 2023-12-20 15:13:07
任 "우리끼리 모여 한 번 해먹자 한 적 없다"
"86세대, 새 시대 가는 문 열어주는 역할해야"
친명조직, 86 이광재·기동민·송갑석 문제 거론
"민주화운동 과정서 처벌된 의원 검증 어떻게"

문재인 정부 출신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20일 정치권에서 번지고 있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세대 운동권 출신 퇴진론에 대해 "집단적으로 몰아 '퇴출 대상'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과거 군 하나회나 '윤석열(대통령) 사단'처럼 우리끼리 모여 '한 번 해먹자'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7일 서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의실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용기와 인내의 여정'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최근 86세대 김민석 의원이 신당 창당을 시사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사쿠라'(변절자)라고 비난해 후폭풍이 거셌다. 86세대 정치인들이 오랫동안 당의 주류를 형성하며 기득권을 누려온 만큼 이젠 미래세대를 위해 물러나야한다는 공감대가 커졌다.

 

특히 86세대 맏형격인 송영길 전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86세대 청산론은 탄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총선 공천 심사에서 80년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세대와 90년대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한총련) 그룹이 충돌하는 조짐을 보여 주목된다.

 

그러자 임 전 실장이 총대를 메고 방어에 나선 모양새다. 임 전 실장은 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낸 86 운동권 출신 대표 주자다.


그는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는 과정에 '뺄셈 정치'는 안 된다"며 되레 '86역할론'을 제기했다. "86세대가 오히려 윤석열 정부와 싸우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로 가는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86세대 청산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이하 혁신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한총련 출신인 정의찬 당대표 특별보좌역의 총선 후보자 부적격 판정에 반발하며 86 운동권 인사들의 과거 범죄 처벌 이력과 공천 문제를 정조준했다.


혁신회의는 당내에서 불거진 공천 잡음을 '현역 의원 기득권 강화'로 규정하며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처벌받은 86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했다.

이들은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가 정 특보의 과거 학생운동 시절 민간인 고문치사 사건을 문제 삼아 적격 판정을 번복한 데 대해 "정 특보는 문제의 고문치사를 지시하지도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며 "이런 사정을 김대중 대통령이 감안해 사면복권을 통해 정 특보의 명예와 권리를 복원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증위가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을 무시하고 사면권의 효력에 대한 헌법적 권리를 제한하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다"며 "그렇다면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죄명을 강도죄나 방화죄 등으로 처벌받은 현역 의원들의 검증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뇌물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했는데 이 경우에도 사면권의 효력에 대한 헌법적 권리를 무시하고 부적격 판정할 것인가"라고 따졌다. 


또 "고가의 양복을 받은 것을 인정한 경우나 지방의원 공천 장사를 한 의혹이 있는 경우에는 아무런 제재 없이 검증위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현역의원 프리패스, 정치신인은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혁신회의는 이 부분에서 각각 기동민·송갑석 의원의 실명을 명시했으나 파장이 일자 추후 수정본에서 이름을 뺐다.

이광재 전 지사와 기·송 의원은 모두 80년대 학번이다. 정 특보는 1997년 한총련 산하 광주·전남대학총학생회연합(남총련) 의장이자 조선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혁신회의는 "검증위의 잣대는 다분히 임의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며 "현역의원의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검증위가 악용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몰아세웠다.

 

정치권에선 한총련 그룹이 전대협 세대에 도전장을 내밀어 운동권 출신 간 공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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