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도 올라탄 개헌열차, 속도내나…김동연 만난 이재명 요지부동

장한별 기자 / 2025-02-28 16:21:49
韓 "새 리더, 개헌하고 3년 뒤 물러나야…2028년 불출마"
오세훈·안철수·유승민도 비슷…與 개헌론, 정권연장 포석
김동연·김부겸·김경수, 李 협공…"평시 계엄 꿈도 못꾸게"
개헌 찬성 과반…李, 부담에도 "내란 극복 집중" 입장 고수

조기 대선을 겨냥한 개헌론이 번지고 있다. 대선주자들은 여야 없이 앞다퉈 군불을 때고 있다. 판을 흔들고 화두를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합류했다. 개헌을 승부수로 던지며 등판을 알린 셈이다.

 

'키맨'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요지부동이다.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며 개헌론에 선을 긋고 있다. 이 대표는 28일 김동연 경기지사와 만나 개헌 요청을 받았으나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와 김동연 경기지사가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가장 유력한 주자인 이 대표에겐 상황 변화는 불필요하다. 그러나 사면초가 처지여서 부담이 늘고 있다. 언제까지 버티기로 응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공개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올해 대선이 열리고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개헌을 이끌고 3년 뒤인 2028년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새 리더는 새 체제의 주인공이 아니라 87년 구체제의 문을 닫겠다는 희생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새 리더는 4년 중임제로 개헌하고 자신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2028년에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러야 한다"며 "2028년 대선에는 당연히 불출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공감을 표했다. "한두 달 전에 저도 똑같은 생각을 밝힌 바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우리 당 후보가 되면 그다음 총선에 시기를 맞춰 개헌을 미리 하고 임기를 거기에 맞춘 다음 개헌된 헌법에 의한 통치를 그다음 임기 때부터 적용하자"는 제안을 상기시켰다. 대통령 권한을 덜어내는 대신 대통령에게 의회 해산권·내각 불신임권 등을 줘 행정·입법부 간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게 오 시장 구상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도 대통령과 의회의 권한을 축소해 균형을 맞추고 4년 중임제를 채택하자고 주문한 바 있다. '차기 대통령 임기 3년 단축' 제안도 비슷하다.

 

'12·3 비상계엄' 사태는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비롯했다는 분석이 적잖다. 그런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한 '권력 분산형 개헌'은 명분을 지닐 수 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개헌 찬성 여론이 과반을 차지한 배경이다. 

 

특히 여권으로선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 연장하려면 '탄핵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임기 단축 개헌을 선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만만치 않다. '내란 찬반 세력'으로 대선 프레임을 짜려는 야권에 맞서려면 개헌 카드가 주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표를 견제하려는 계산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분권형 대통령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최근 개헌에 부정적인 것은 입장 번복으로 비친다. 국민의힘이 개헌 공론화를 꾀하는 것은 이 대표와 대비 효과를 노린 포석으로 여겨진다.

 

국민의힘은 전날 6선 주호영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당 헌법개정특위를 꾸리고 이르면 다음 주 초 첫 회의를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 원로들도 개헌에 힘을 싣고 있다. 정대철 헌정회장을 비롯해 '나라를 걱정하는 원로모임'은 지난 26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간담회를 갖고 개헌 논의를 촉구했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를 뺀 비명계 주자 대부분이 개헌을 합창하고 있다. '신3김'(김 지사·김부겸 전 국무총리·김경수 전 경남지사)이 적극적이다.

 

김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이 대표와 만나 개헌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제 7공화국을 만들기 위한 개헌이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했다.

 

김 지사는 이 대표가 전날 SBS 유튜브에서 한 발언을 끌어와 "개헌은 블랙홀이 아니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관문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이 대표와 후보 단일화를 했던 2022년 대선 당시를 거론하며 "개헌은 3년 전 우리가 국민과 했던 약속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년 전에 얘기한 개헌을 완수하는 게 민주당의 책무"라고 못박았다.

 

김 전 지사는 이날 방송된 MBC경남 '포커스 경남'에서 "이번 대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쳐 1단계 개헌을 하고 대선 후 충분한 논의와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 지방선거 때 2단계 개헌을 통해 7공화국을 완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전날 서울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개헌 시기와 관련해 "막연히 '나를 믿고 기다려달라'라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역대 대통령 후보들이 다 개헌을 약속했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면 권력을 내놓을 생각을 하지 않다가 밀려 여기까지 왔다"면서다.


이 대표가 비명계 주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금은 내란 진압이 우선'이라며 개헌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낸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여론조사 1등 주자가 반대하는 한 개헌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이 '절대 과반'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개헌은 민주당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개헌 여론이 60% 이상으로 높아지고 경쟁자들의 협공이 강화되면 이 대표가 수세에 몰릴 수 있다. 국면 전환을 위한 개헌 동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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