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서 기각·각하 수용 불가 확산…김용민·박홍근 공개 주장
與 "野, 선고 결과 수용 입장 밝혀야"…권성동 "李 아주 오만"
韓대행 "어떤 결정도 수용해야"…前 국회의장들도 승복 당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4일)가 임박하면서 여야 신경전이 거칠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2일 야당이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승복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고 있다며 "기각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승복은 계엄·내란 사태를 일으킨 윤 대통령과 여당의 몫이라며 "탄핵인용 선고가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에서 민생·경제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헌재 결정에 당연히 승복하겠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는데 입장에 변화가 없나'라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윤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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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KPI뉴스] |
그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헌재 결정에 승복할 것이냐는 물음에 "당연히 해야 한다. 민주 공화국의 헌법 질서에 따른 결정을 승복하지 않으면 어쩔 것이냐"고 말한 바 있다. 여권은 이 대표가 명확하게 승복 선언을 하지 않았다며 공격해왔다.
이 대표는 앞서 종로구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선 "헌재가 주어진 헌법상 책무, 국민이 부여한 책임, 역사적 사명 의식을 갖고 합당한 결론을 낼 것으로 국민과 함께 기대하며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헌법 자체를 통째로 파괴한 행위, 실제 착수한 행위 자체에 대해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한 결단이 없을 수 있나"고 반문했다. 헌재가 윤 대통령을 파면하는 결정을 내려야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승복 언급은 없었다.
당내에선 헌법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 인용을 기정사실화하며 기각·각하시 수용 불가론이 번지는 분위기다.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KBS라디오에서 '민주당은 기각돼도 승복하느냐'는 진행자 물음에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살인죄를 저지른 사람이 반성하지 않고 있는데 용서하라고 강요하는 질문처럼 들린다"고도 했다. 승복 불가 입장을 밝힌 셈이다.
원내대표를 지낸 4선의 박홍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주권자인 국민으로서는 헌재의 불의한 선고에 불복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불복 논란'을 불렀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마은혁 미임명으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면 위헌적인 재판관 구성으로 빚어진 것이니 결코 수용·승복할 수 없음을 미리 천명하고 가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의 입장은 지금도 확고하다"고 못박았다.
정성호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국민 분열과 갈등 상황을 누가 만들었나"라며 "대통령이 이 사태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단 한 번도 승복 의사를 비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윤 대통령이 헌재 선고때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을 향해 연일 탄핵 기각·각하시 헌재 결정 수용을 촉구하며 윤 대통령 승복 여부에 대해 차단막을 쳤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헌재 심판 과정에서 변호인단과 함께 재판 결과에 승복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고 (승복한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은 건 야당"이라고 반격했다. 이어 박홍근 의원을 겨냥해 "어제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승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반헌법적이고 반민주적인 얘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는 경우에 따라 유혈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선동하는 듯한 얘기도 했다"며 "민주정당의 중견 정치인들,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할 얘기는 아니며 반헌법적인 언사라고 생각한다"고 몰아세웠다. 그는 "민주당은 심판일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어떤 결정이든 승복하겠다는 얘기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승복을 요구한 이 대표를 향해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일 뿐 아니라 헌법 위에 자신이 서겠다는 의사 표시"라며 "아주 오만한 태도"라고 직격했다. 윤 대통령에게 승복 메시지를 내라고 건의할 것인지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여당의 '승복 프레임' 부각은 탄핵 기각 시 야당의 불복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다. 인용이 되더라도 계엄 사태에 부정적인 중도층을 끌어안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SBS라디오에서 "승복 메시지를 내는 것은 기각이나 인용을 전제로 하기보다는 집권당으로서 책임 의식을 조금 더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치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그 어떠한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우리는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그 결과를 차분하고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의도 한 호텔에서 개최한 전직 국회의장단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 선고를 분기점으로 이제 국가를 안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정치권의 결과 승복을 주문했다. 김진표 전 의장은 "탄핵 심판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국회 교섭단체(정당)가 100% 승복하겠다는 것을 밝히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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