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창업 50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퇴진한다.
김 회장은 16일 오전 경기도 이천 동원리더스아카데미에서 열린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이제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서 활약상을 지켜보며 응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의 원양어선 '지남호'의 유일한 실습항해사였던 김 회장은 1963년 최연소 선장이 됐다. 이후 원양어선을 타며 모은 돈으로 1969년 30대 중반의 나이에 동원산업을 설립하고, 1982년 국내 최초로 참치 통조림을 출시하는 등 식품산업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동원그룹은 1982년 한신증권을 인수하며 증권업에 진출하고, 2000년 종합식품기업 동원F&B를 설립해 식품사업영역을 확장하며, 2016년 종합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는 등 성장을 이어오며 지난해 연매출이 7조2000억 원에 달하는 기업집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동원이 창립된 1969년은 인류가 달에 발을 디딘 해로, 선진국이 달에 도전할 때 동원은 바다에서 참치 사업을 시작하는 엄청난 갭(gap)이 있었다"며 "그러나 낙담하지 않고 열심히 땀을 흘리고 힘을 모은 결과 동원은 1, 2, 3차 산업을 아우르는 6차 산업을 영위하고 세계로 진출하는 등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원의 자랑스러운 50년을 만들 수 있도록 바탕이 되어준 우리나라와 사회에도 감사드리며, 우리 사회에 더욱 더 필요한 동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또 "현실은 항상 난관에 쌓여 있고 미래는 더욱 불확실해 결코 과거를 자랑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며 "더욱이 기업은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받고, 그것을 이겨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 힘차고 신속하게 그리고 정도(正道)로 여러분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여 더 찬란한 동원의 새 역사를 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퇴진 선언은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오랜 고민 끝에 내려진 결단으로 알려졌다. 평소 "기업은 환경적응업이다"는 소신을 밝히며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김 회장은 동원의 변화와 혁신을 새로운 세대가 이끌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회장에서 물러난 후 김 회장은 그룹 경영과 관련해 필요한 경우에만 조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재계 원로로서 한국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그간 하지 못했던 일, 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일도 해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 퇴진 이후 동원그룹 경영은 큰 틀에서 변화는 없을 예정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인 엔터프라이즈가 그룹의 전략과 방향을 잡고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독립경영을 하는 기존 경영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경영 중심은 김 회장의 차남 김남정 부회장이 맡을 전망이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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