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실익 없이 행정력 소모…국민 분열 심화 우려"
"유족·피해자 재정·심리 지원 확대…피해지원위 구성"
野 "이태원법 거부권, 아무런 정당성 없어…유족 모욕"
정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가 의결한 안건을 재가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재가하면 정부는 헌법상 대통령 권한으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결을 요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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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경기 성남 판교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에서 '상생의 디지털, 국민권익 보호' 주제로 열린 7차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안은 핼러윈을 앞둔 주말이었던 2022년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의 책임자 처벌을 위해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 골자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일방적으로 특별법을 가결했다.
정부는 이날 특별조사위의 업무 범위와 권한이 과도해 위헌 소지가 있고 특별조사위 구성 절차에 공정성·중립성이 담보되지 않았으며 소요될 예산이 막대하다는 점 등을 거부권 건의 사유로 들었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검·경의 수사 결과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명확한 근거도 없이 추가적인 조사를 위한 별도의 특조위를 설치하는 것이 과연 희생자와 유가족, 우리 국민께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칫 명분도 실익도 없이 국가 행정력과 재원을 소모하고 국민의 분열과 불신만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법안에 따라 특조위는 동행명령, 압수수색 의뢰와 같은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는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을 훼손할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위원회를 구성하는 11명의 위원을 임명하는 절차에서도 공정성과 중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상당하다"고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참사로 인한 아픔이 정쟁이나 위헌의 소지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한 총리는 "여야 간에 특별법안의 문제가 되는 조문에 대해 다시 한 번 충분히 논의해주기를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한 총리는 유가족과 피해자에 대해선 "조속히 일상을 회복하실 수 있도록 재정적, 심리적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안타까운 희생을 예우하고 온전히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보다 구체적으로는 '10·29참사 피해지원 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 내실 있는 지원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재가 방침에 강력 반발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자기 아내의 범죄 의혹을 덮는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대규모 인명 참사가 발생한 사건의 진실마저 가로막으려 하는 것"이라며 "아무런 정당성이 없는 거부권"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당성 없는 거부권 행사는 대한민국을 참사에도 책임지는 사람 없고 사과하는 사람도 없고 진실규명 노력도 없는 나라로 추락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유가족에 대한 지원방안을 제시한다고 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유가족과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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