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유엔제재 틀내 北과 군사기술 협력 가능"…한미, 경고·우려

장한별 기자 / 2023-09-14 16:11:02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에 대한 비판 일자 푸틴 해명
북러 정상회담 후 정부차원 통상·과학기술 협력 '물꼬'
양국 외무장관 구체적 협의…푸틴 평양답방 가능성도
美 "제재 주저없이 부과"…김영호 "무기거래 깊이 우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9·13 정상회담' 후 북러 밀착이 본격화하고 있다. 군사 협력 뿐 아니라 인적 교류와 협력도 강화하는 흐름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로선 방북 여부가 불투명하다. 방북 성사에 적극적인 북한과 달리 러시아는 신중하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14일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 방문을 초청하고 푸틴 대통령이 흔쾌히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

 

김 위원장은 전날 정상회담에 이어 진행된 공식 만찬이 끝난 뒤 "푸틴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방문할 것을 정중히 초청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초청을 쾌히 수락하면서 로조(북러) 친선의 역사와 전통을 변함없이 이어갈 의지를 다시금 표명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두 차례 러시아를 찾은 데 대한 답방 형식으로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정상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 계획은 현재 없다"며 거리를 뒀다.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최선희 외무상과 조만간 만나기로 합의했고 이르면 내달 초 북한에서 회담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양국이 회담에서 향후 인적 교류와 협력 논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가까운 시일 내에 오랫동안 열리지 않은 양국 정부 간 위원회 재개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정부 간 위원회'는 북러가 정부 차원에서 경제통상 및 과학기술 분야 협력 문제를 논의하는 '러북 통상경제·과학기술 협력 정부 간 위원회'를 뜻한다. 

 

북러 정상은 전날 4년5개월만에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하고 무기거래를 비롯해 다방면의 협력 강화를 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은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위성개발을 돕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사실상 동일한 기술인 인공위성을 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대북 제재에 찬성했던 러시아가 안보리 체제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는 형국이다. 북러가 밀착을 넘어 '위험한 거래'를 하고 있다는 국제사회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의식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북한과의 군사기술 협력에 대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와 같은 국제규정 틀 내에서도 협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자국 TV 채널 '로시야-1'(러시아-1)과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도 승인한 안보리 대북제재를 염두에 둔 듯 "일정한 제한이 있다. 러시아는 이 모든 제한을 준수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협의할 수 있는 것들은 있으며 이에 대해 논의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의 규정(안보리 대북제재) 틀 내에서도 (북러 군사기술 협력) 가능성은 있으며 이에 대해 우리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고 그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김 위원장을 위해 마련된 일정들이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방러 결과를 결산하기는 이르다"며 "김 위원장이 군용 및 민수용 항공기 생산 공장을 방문하고 태평양함대 전력을 시찰하며 교육 및 연구 기관도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뒤 보스토치니에서 약 1170㎞ 떨어진 하바롭스크주 산업 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를 방문하기 위해 이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러 간 무기 거래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만약 그들이 일종의 무기 거래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면 우리는 분명 그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이며 적절히 다룰 것"이라며 "북한에는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분명히 파급효과(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또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공적인 약속을 지킬 것을 계속 촉구한다"며 "지구상 어느 나라도, 누구도 푸틴이 무고한 우크라이나인을 살해하는 것을 도와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급증하는 북러간의 군사관계에 대해 분명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북한의 군사 역량을 강화하는 어떤 합의든 우리에게 중대한 우려"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도 보조를 맞췄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이날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언론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군사 협력과 무기거래에 대해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러시아 국방장관의 방북 이후 북러 간 동향, 김정은의 최근 수차례 군수공장 시찰, 이번 정상회담 수행원 면면, 러시아의 북한 인공위성 개발지원 시사를 종합적으로 볼 때, 양측은 모종의 군사적 거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와 북한은 스스로 고립과 퇴보를 자초하는 불법 무도한 행위를 그만두고 유엔 안보리 결의 등 국제규범을 준수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북러 정상이 군사협력을 시사한 것을 두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하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러가 동해상에서 연합훈련을 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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