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부자 감세 같은 조건 말고 합의된 것부터 처리해야"
조기 대선 겨냥 중도층 잡으려는 '감세' 화두 선점 의도
與 권영세 "가업승계도 완화하자…전체보는 정치 해달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7일 "배우자 상속세 폐지에 민주당이 동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속세 일괄공제와 기본공제를 올리는 것과 배우자 상속세 폐지하는 것을 우리도 동의할 테니 이번에 상속세법을 처리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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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국민의힘이 전날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며 내놓은 '배우자 상속제 폐지' 방안과 함께 민주당의 상속세 개편안도 동시 처리하자고 역제안한 것이다.
여당의 개편안은 배우자 상속세 공제 한도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높이는 민주당 안보다 한발짝 더 나간 내용이다. 그러자 이 대표도 적극 대응한 셈이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해 '감세' 화두를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이 대표는 "배우자에 대한 상속세 면제는 수평이동인데다 이혼하거나 재산을 분할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도 부모나 배우자 사망한 뒤 상속세 때문에 집을 떠나야하는 분들도 계시다"며 배우자 상속세 폐지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이어 "상속세법 개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처리하기로 했는데 초부자 상속세 감세 같은 조건은 붙이지 말고 합의된 것(공제 한도 확대)만 처리하자"고 했다.
이 대표는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하게 합의된 건 합의된 대로 처리해야 일이 된다"며 "합의된 것들에 합의되지 않은 것을 엮어 못하게 하는 못된 습관이 여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겼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제안했던 배우자 간 상속세 폐지에 이 대표가 바로 수용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며 "전향적인 태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전날 비대위에서 "함께 재산을 일군 배우자 간 상속은 세대 간 부 이전이 아니다"며 "배우자 상속세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속세 체계와 관련해 "현행 유산세 방식에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해 상속인이 실제로 상속받은 만큼만 세금으로 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현행 상속세는 사망자의 재산 총액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유산세 방식이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인별로 물려받은 자산 규모에 맞춰 세금을 부과한다.
정부는 2022년부터 유산취득세 도입을 시도했으나 '부자 감세' 논란으로 미뤄오다 최근 재추진을 예고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는 지난 4일 납세자의 날 기념식 치사를 통해 "이제 낡은 상속세를 개편할 때"라며 "유산취득세로의 개편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날 "더 중요한 것은 국민경제에 큰 걸림돌이 되는 가업승계를 완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상속세율을 경쟁국 수준으로 낮추고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승계될 수 있도록 공제를 확대해야 우리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 대표도 특정 계층이 아닌 국민 전체를 바라보는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와 최대주주 할증 평가 제도 폐지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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