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등에 쓰는 고분자 소재로 오팔 보석의 영롱한 빛깔 지닌 입자를 합성하는 기술이 울산과학기술원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고분자 입자 안에 나노 구멍을 내 오팔 보석의 내부 구조와 닮게 하는 방식이다. 화학 염료를 쓰지 않고도 선명하고 바래지 않는 색을 낼 수 있어, 화장품·보안소재·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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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구강희 교수, 이주영 연구원(제1저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
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구강희 교수팀이 '선형 블록공중합체' 고분자 소재로 각도에 상관없이 고유한 색을 띠는 '역오팔 구조' 미세 구형 입자를 만들어냈다고 1일 밝혔다.
10월의 탄생석인 오팔은 셰익스피어가 '보석의 여왕'으로 칭했을 만큼 아름다운 빛깔을 지녔다. 이 빛깔의 비결은 오팔 내부의 나노 구조에 있다. 오팔 속을 들여다보면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실리카 구슬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데, 이 구조와 배열이 빛을 조작하는 역할을 해 특유의 색상(구조색)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실리카 구슬 역할의 나노 구멍 구조를 고분자 입자 안에 구현해 냈다. 오팔에서는 작은 구슬들로 채워진 공간이 이 입자에서는 반대로 빈 공간으로 되어 있어 '역오팔 구조'라고도 한다.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고분자 입자 안에 이보다 수백 배 더 작은 나노 구멍 배열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은데, 연구팀은 물이 고분자 입자 안쪽으로 스며들게 하는 계면과학 원리를 이용해 이 문제를 풀어냈다. 고분자 입자 내부에 작은 물방울들이 스며든 자리가 물이 증발하고 나면 나노 구멍이 되는 방식이다. 입자의 단면은 마치 스펀지처럼 생겼다.
고분자 입자의 겉은 물과 섞이지 않는 폴리스타이렌(PS) 성분으로 이뤄져 있어 원래 물이 내부로 침투할 수 없지만, 유기 용매가 증발하는 과정에서 경계막이 약해지는 '계면 불안정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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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부에 미세 구멍이 배열된 입자를 제조하는 과정과 실제 입자의 발색 이미지 [유니스트 제공] |
개발된 기술로 제조된 고분자 입자는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단일한 색상을 띤다. 천연 오팔은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색이 섞여 나타나 단일색 표현이 어렵다. 다양한 방식을 통해 쉽게 색을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이 기술의 장점이다.
구강희 교수는 "비교적 간단한 구조의 선형 블록공중합체로 소재로 다양한 빛깔을 쉽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디스플레이, 보안소재, 기능성 코팅 기술로도 발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분야의 권위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9월 6일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나노 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우수신진연구사업과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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