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후'가 더 걱정되는 여당…친이·친박계 갈등 악몽 재연되나

박지은 / 2024-07-16 15:39:27
지지자 몸싸움 막장 전대…책임 놓고 후보끼리 또 치고받아
나경원 "한동훈 되면 따로 살림 뻔해"…원희룡도 韓 탓으로
韓 "元 지지자 계획 난동"…'韓대표 끌어내리기 모의' 소문도
"현재·미래권력 맞서다 탄핵·분당…친윤·친한계도 유사 조짐"

집권여당이 온갖 추태를 보이며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험악한 네거티브와 자해 폭로전을 서슴지 않았던 당대표 경선이 결국 폭력 사태를 낳았다. 

 

지난 15일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벌어진 후보 지지들 간 몸싸움은 국민의힘의 어두운 앞날을 예고했다. 한동훈, 원희룡 후보 측은 서로 "배신자"라고 외치며 욕설과 야유를 주고 받았다. 그러더니 급기야 의자까지 집어던지며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이런 막장이 없다.

 

▲ 지난 15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참석자 일부가 연설 중인 한동훈 후보에게 '배신자'라고 외치며 의자를 집어 던지려고 하자 경호원과 당직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당권투쟁에서 불붙은 친윤·친한계의 대결은 지지자들에게로 번지며 고질화하고 있다. 당의 미래를 준비하는 전당대회가 '분당대회'가 되고 있다는 자조가 나온다. 남은 당권 레이스도 위태롭지만 '전대 후'가 심히 걱정되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에서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계 갈등은 골육상잔의 대명사로 꼽힌다. 이명박(MB) 대통령 시절 친박계가 총선에서 공천학살을 당했다. 박근혜 대통령 재임땐 친이계가 비슷한 불이익을 받았다. 양측의 뿌리깊은 반목과 불신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여당 분당의 씨앗이 됐다. 2017년 대선 패배는 예고된 결과였다.

 

당의 한 관계자는 16일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불편한 관계에 있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는 'MB·박근혜조'에서 충분히 경험했다"며 "친윤·친한계도 친이·친박계와 비슷한 길을 가는 조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 후보가 당권을 잡은 뒤 윤석열 대통령과 화해하지 않으면 과거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경원 후보는 이 점을 파고들며 한 후보를 경계하는 당심을 공략했다. 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사태에 대해 "물리적 충돌은 필연"이라며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순간 보수는 한 지붕 두 가족, 따로 살림이 될 게 뻔해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한 후보 출마 자체에, 이 엄청난 분열과 파탄의 원죄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과 한 후보 관계가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진 것이 지지자 간 충돌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나 후보는 "미래 권력을 꿈꾸는 자는 반드시 현재 권력을 지우고 부정하게 돼 있다"며 "한 후보의 특검 수용, 당무개입과 국정농단 언론플레이가 대표적 사례"라고 몰아세웠다.  

 

원 후보도 TV조선 유튜브 채널에서 "한 후보를 지지하는 유튜버가 원 후보를 지지하는 걸로 보이는 사람들을 폭행하는 영상도 있다고 한다"며 한 후보에게 책임을 돌렸다.


한 후보는 채널A 유튜브 채널에서 "원 후보 지지자들이 저에게 그렇게 연설 방해를 했던 것은 맞다"며 "나중에 보니까 좀 계획하고 와서 난동을 피운 거더라"라고 반격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의혹도 물고 늘어졌다. "한 후보가 대표로 당선되더라도 이미 물꼬가 터졌기 때문에 수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후보는 "제가 관여하거나 부탁·의뢰한 게 전혀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저를 자발적으로 지지해주는 분들이 많은 게 어떻게 저에 대한 공격 포인트가 되며 제가 참담한 것은 여기에 원희룡 후보가 올라탔다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여권 일각에선 한 후보가 대표로 뽑히면 친윤계가 당 대표의 '조기 낙마'를 모의하고 있다는 이른바 '삼일천하 김옥균 프로젝트'라는 설이 속칭 '지라시'(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적은 쪽지)를 통해 돌았다.


한 후보와 대척점에 있는 조국혁신당 조국,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여권 불화를 부채질했다. 

 

조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한동훈 씨가 대표가 된다고 하더라도 윤석열, 김건희 두 분의 사람으로서의 성정을 생각했을 때 그냥 놔두겠느냐"라며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조 의원은 "과거 윤 대통령이 이준석을 날렸고 나경원을 주저 앉혔듯이 공식 절차를 통해 뽑히고 싶어 한 사람을 주저앉힌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며 "그걸 안 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의원도 전날 MBC라디오에서 "한동훈이 10월 보궐선거에서 반전을 만들 수 있다면 인정하겠지만 선거 결과도 안 좋으면 '욕쟁인데 맛없는 집'이기에 그럼 갈 이유가 없는 집이 된다"고 말했다. 보선 성적이 나쁘면 윤 대통령이 한 후보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지은

박지은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