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안민석과 오산 대결설…한동훈 "운동권 청산, 시대정신"
윤희숙 "劉, 아주 험지로 갈 수도…당이 그런 곳 부탁할 듯"
이혜훈 "TK 아들에 대한 애정 무한…수도권 출마 안 할듯"
비윤계 간판격인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의 거취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4·10 총선 출마 여부와 출마 지역 등에 대한 여러 관측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유 전 의원이 남긴 메시지와 정치 이력 때문이다.
그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또 다른 비윤계 상징이던 이준석 전 대표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천 신청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불출마하겠다는 건지, 당 결정에 따르겠다는 건지 불분명했다.
![]() |
| ▲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뉴시스] |
당 지도부로선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유 전 의원 공천이 부담스럽다. 그러나 총선 판세를 좌우할 수도권 승리를 위해선 유 전 의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만만치 않다. 유 전 의원은 경기지사에 도전한 이력도 있다.
당내에서 '유승민 역할론'이 부상하며 수도권 출마 시나리오가 회자되는 배경이다. 구체적인 출마 지역도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안민석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경기 오산이다. 안 의원은 대여 공격수를 자처하는 친명계다.
유 전 의원이 야권 스피커로서 비중 있는 안 의원과 붙는다면 수도권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잖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주도하는 '경제전문가 대 운동권' 구도가 부각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한 위원장은 '운동권 심판론'을 띄우며 86세대 정치인 청산을 위한 '자객 출마'를 추진 중이다. 그는 31일 "86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은 시대정신"이라고 못박았다. 민주화운동동지회 등이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반칙과 특권의 청산 위한 운동권 정치 세력의 역사적 평가' 토론회에 보낸 축사에서다.
한 위원장은 "86 운동권 세력은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 정치의 주류로 자리 잡으며 국민과 민생은 도외시하고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았다"며 청산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에선 '자객 출마'가 꼬리를 물고 있다. 윤희석 전 의원이 운동권 상징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마를 준비 중인 서울 중·성동갑에 출사표를 던진 게 대표적 사례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출마자들 사이에선 총선 승리를 위해 중도 확장성을 지닌 유 전 의원을 적극 끌어안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분위기다. 유 전 의원이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주도적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유 전 의원으로서도 이번 총선이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총선 승리에 한몫을 한다면 자신의 발목을 잡아온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국정 운영에 사사건건 반대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 대권 도전의 입지를 넓힐 수 있다.
하지만 친윤계 핵심에선 유 전 의원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강하다. "야당보다 더 심하고 모질게 대통령을 저격해온 유승민·이준석 만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기류다.
한 주요 당직자는 "유 전 의원이 오산에 출마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유 전 의원에 대한 용산의 시각이 바뀌려면 시간이 많이 지나가야할 것"이라며 "어쩌면 유 전 의원이 이번 총선을 건너뛰어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의 '결단'도 변수다. 여권 관계자는 "소신과 주관, 고집이 누구보다 뚜렷하고 강한 게 유 전 의원"이라며 "소통도 원활하지 않아 친윤계와 쌓인 반감과 오해를 풀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논의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으면 유 전 의원이 당의 권유를 수용하지 않을 확률이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유 전 의원은 "오랜 시간 인내해왔고 앞으로도 인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보다는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직접 나서 설득하면 유 전 의원도 마음을 바꿀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략공천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이다.
윤희숙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그분이 '불출마'란 표현을 쓰지 않은 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당에 충성심을 보이고 국민들에게 '멋진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복구하고 싶으신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어 "그러려면 '매우 매우 험지에, 승률이 거의 없는 곳에 가겠다'라는 생각을 본인이 하고 있다고 제가 들었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때 '친유(친유승민)계'에 속했던 이혜훈 전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TK(대구·경북) 아들'에 대한 애정이 무한해 TK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들었다"며 "수도권 출마는 안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2020년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면 새로운 보수당 멤버들이 유 전 의원에게 종로 출마를 강력하게 권했다. 그런데 결국은 고사하시고 안 나가셨다"고 설명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전날 CBS라디오에서 "한 위원장은 '유승민 카드'를 쓸 거냐 말 거냐 하는 부분은 용산과 생각이 다를 것 같다"며 "한동훈 서울, 경기도 유승민 카드로 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