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래 경제정당…세상 바뀌는데 안변하면 바보"
'주52시간 적용 예외, 민생지원금 포기' 시사했다 철회
與 "국민, 양치기 소년 말로 알아…구시대적 발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7일 상속세 개편 의지를 재확인했다. 수도권 1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상속세 감세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제안한 '상속세 최고세율 조정'은 거듭 일축했다. 그러면서 '감세' 논란엔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배우자 공제와 기초 공제 등 면세 기준은 28년 전 만들어진 게 그대로 유지되고 물가, 집값은 오르니 세금만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월급쟁이 서민은 과표구간을 그대로 유지하니 실제 소득은 늘지 않아 증세를 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 대표는 "이런 부당한 것을 고치자는 것"이라며 "우리 당은 감세를 하자는 게 아니라 증세를 막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황이 바뀌면 당연히 바꿔야 하는 것"이라며 "세상이, 상황이 바뀌는데 변하지 않는 걸 보고 바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우클릭 행보'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비친다.
또 "민주당은 원래 경제중심 정당"이라고 했다. "경제와 성장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며 "경제 문제에 관한 한 민주당이 아무리 부족하고 못나도 국민의힘보다는 분명히 낫다"는 반박이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세금 때문에 집 팔고 떠나지 않게 하겠다"며 18억 원까지 상속세를 내지 않게 세법을 개혁하겠다고 예고했다. "일괄 공제 5억 원, 배우자 공제 5억 원을 각 8억 원과 10억 원으로 증액"이라는 내용의 민주당 안을 소개했다. 이럴 경우 18억 원까지 면세를 받아 수도권의 대다수 중산층이 집을 팔지 않고 상속하는 게 가능해진다.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자는 정부여당 안에 대해선 "소수 초부자를 위한 특권 감세는 절대 안 된다"고 못박았다.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정부 세법 개정안은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민주당 반대로 부결된 바 있다.
이 대표의 상속세 감세 추진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수도권, 특히 서울 표심을 얻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서울에서 윤석열 대통령보다 30여만표 뒤져 결국 0.73%포인트 차로 석패했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이 대표가 상속세 감세를 끝까지 밀어붙일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우클릭했다가 며칠 만에 말을 바꾸며 유턴한 사례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내 강경파와 극렬 지지층의 반발에 '도로 좌클릭'한 셈이다. 이 대표가 오른쪽, 왼쪽을 오락가락하며 신뢰의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추경 편성에 꼭 필요하다면 특정 항목을 굳이 고집하지 않겠다"며 민생회복지원금 포기를 시사했다. 하지만 13일 당 정책위가 공개한 35조원 규모 추경안에는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 예산 13조 원이 담겼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3일 반도체특별법 토론회에서 "총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이 아니면 특정 시기에 집중하는 정도의 유연성을 부여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나"라며 '주52시간 적용 예외'에 대한 적극 검토 입장을 내보였다. 하지만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지난 6일 "반도체 산업 국가 지원 법안을 먼저 처리하자"고 말한 뒤 관련 논의는 중단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표를 향해 말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할 때라고 압박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전 세계 나라들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법인세와 상속세 내리는 추세"라며 "초부자 감세라고 하는 것은 편협한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특히 "무신불립(無信不立). 정치인이 신뢰를 잃으면 설 자리가 없다"며 "이재명의 말이 이번만큼은 식언이 아니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양치기 소년의 말로는 국민들이 잘 안다"며 "계속된 거짓말로 양치기 소년은 모든 양을 잃고 만다"고 몰아세웠다. 그는 "이 대표가 연이은 거짓말로 '양치기 대표'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은 상속세 완화 정책을 '부자 감세'로 규정해 맹공했다. 김선민 당 대표 권한대행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수가 줄어 국가 재정이 어려운 가운데 감세 정책은 상황을 악화할 것"이라며 "지금은 감세를 논할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상속세는 중산층 세금이 아니다. 서민은 내고 싶어도 못 낸다"고 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