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컴퓨터서 이메일로 보내거나 출력
전남 목포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2학년 중간고사 시험문제 유출은 최소 2차례에 걸쳐 이뤄졌으며 학생 4명이 공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8일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교사 연구실로 가 선생님 컴퓨터에 시험 자료가 있길래 내 메일로 보냈고, 친구 한 명한테도 보내줬다"는 학생 진술을 받아냈다.
추석 전 학생 A는 교사 연구실 컴퓨터 바탕화면에 저장된 '중간고사 원안' 폴더를 열어 자신과 학생 B의 이메일로 전송했다.
앞서 유출 경위가 드러난 학생 C는 지난 2일 오후 4시20분께 영어교사 연구실에서 컴퓨터에 있는 '2018 중간고사 대비 모의고사 변형 문제'를 출력했다. 이 과정에서 교사가 저장해둔 '2018학년도 2학기 중간고사 시험 파일'이 함께 유출됐다.
이번 사건은 학생 D가 지난 4일 이메일을 통해 유출된 출력물을 보고 휴대전화로 촬영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경찰은 메일 추가 전송 여부와 일부 학생의 휴대전화를 분석하고, 유출된 문제를 낸 교사와 공동출제한 문제를 취합하는 교사를 소환 조사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이 학교는 영어시험 총 30문항 중 교사 7명이 2명씩 짝을 이뤄 각각 교과서, 모의고사, 외부 자료를 토대로 10문항 안팎씩 출제한다. 이 중 교사 2명이 출제한 11문항짜리 시험지가 유출됐다. 교사들은 지난달 19일 모든 과목 문제를 학교 측에 제출했으며, 출제한 자료는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 유출로 허술한 평가 관리 실태가 드러났다. 이 학교에는 CCTV가 평가관리실에만 설치됐을 뿐 자료가 유출된 교사 연구실에는 없었다. 시험 기간은 물론 평소에 잠겨 있지 않아 과거에도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유출이 발생한 연구실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자습 공간과도 가깝다. 학생들은 인접한 교사 연구실을 편하게 드나들며 컴퓨터에서 학습 자료를 찾거나 출력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 유출 가능성과 교사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학생들의 과거 시험 성적을 분석해 특별히 성적이 오르는 등 특이점이 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생 평가뿐 아니라 학교 운영 전반의 공공성이 강화되도록 지도·감독하겠다"며 "특히 고3을 비롯한 해당 학교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돼 세심하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