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이슈 꺼질까 연료 때고있어…수사결과 드러날 것"
檢, '경기도예산 유용혐의' 이재명 기소…사법리스크 심화
국면전환 호기 與, 내홍에 발목잡혀…인적 쇄신 강도 변수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이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친윤계가 연일 '당무감사'를 외치며 한동훈 대표를 압박해서다. 19일에도 중진들이 나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해당 논란은 당원게시판에 한 대표와 한 대표 가족 작성자명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이 올라오면서 빚어졌다. 당원게시판엔 실명 인증을 거친 당원만 글을 쓸 수 있다. 게시자 성만 나타나고 이름은 익명 처리된다. 그런데 최근 전산오류로 이름도 드러난 게 화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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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친한계는 한대표 동명이인 작성글이라는 입장이다. 당무감사 요구엔 '분란 차단'을 이유로 거리를 두고 있다. 정당법상 게시자를 들춰내는 식의 당무감사는 불가능한데다 친윤계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쇄신과 민생에 주력하며 민심을 회복하겠다는 게 한 대표 전략이다. 하지만 계파갈등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그간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 관련 의혹으로 고난을 겪어왔다. 윤 대통령과 함께 지지율 급락으로 위기를 맞았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 사과, 김 여사 활동 중단 등을 요구하며 국면 전환을 꾀했다. 일단 지난 7일 윤 대통령 기자회견으로 한숨을 돌렸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건 큰 호재였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국면 전환의 골든 타임이 찾아온 것이다.
또 이날 이 대표가 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여당으로선 호재가 추가됐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와 전 경기지사 비서실장 정모 씨,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를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 대표 가족의 사적 소비를 위한 예산 유용 범행에 당시 경기도 비서실·의전팀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된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경기지사 시절인 2018년 7월~2021년 10월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법인카드 등 경기도 예산으로 식사 대금 등을 지출하는 등 총 1억653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현 정부 들어 이 대표가 재판에 넘겨진 건 이번이 여섯번째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당원게시판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을 되풀이하며 골든타임을 까먹고 있다.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당정, 당내 화합을 위해 하루빨리 당무감사로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 가족 명의가 도용된 것인지, (게시글 작성이) 사실인지에 대해 한 대표가 진실을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다. 그는 한 대표 가족의 글이 확인될 경우 "사실대로 인정하고 사과할 부분은 사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대표를 지낸 친윤계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당무감사를 신속히 진행한 후 일치단결해 무도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폭압을 막아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당원 신상 확인이 위법이 될 수 있다는 친한계 지적에 대해선 "법률 위반이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왜 외부 수사기관에 의존해 해결하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번 논란을 수사 중인 경찰은 최근 당 사무처에 게시판 서버 자료를 보존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친한계는 "진짜 본인들이 썼는지는 수사 결과에서 드러날 것"(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이라고 반박했다. 박정훈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주말 사이 논란이 정리되고 더 이상 나오질 않는 등 이슈가 다 꺼졌다"며 "빨리 수사, 조사하라는 건 (이슈가) 꺼질까 봐 지금 계속 연료를 때고 있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친한계는 내홍으로 인한 시간 낭비를 우려했다. 신 부총장은 K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내려오는 향후 6개월(최종심 확정까지)이 하늘이 보수 정치에 선사해 준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말했다. "그 6개월이 쇄신의 골든타임이고 이때 잘해놓으면 보수 정치에게 새로운 국면이 열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민주당에도 국민의힘에도 정말 중요한 시험의 시간"이라며 "약속한 변화와 쇄신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반사이익에 기대거나 오버하지 않겠다"며 민생 챙기기 다짐도 곁들였다.
한 대표가 자세는 낮춘 데는 내홍 차단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중소기업인에 이어 이날 한국노총 측과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변수는 인적 쇄신 강도와 타이밍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이 관건이다. 윤 대통령이 오는 21일 귀국하면 인사 절차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총리를 포함한 중폭 개각이 예상된다. 임기 2년이 넘은 행정안전·교육·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교체가 유력시된다. 총리 후보군으론 6선 주호영 국회부의장, 5선 권영세 의원, 호남 출신 이정현 전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쇄신' 기준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중평이다. "야당도, 국민도 놀랄 파격적 인물을 발탁해야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지난 담화에서 변화와 쇄신을 말했다. 그런 차원에서 여러 고민을 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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