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잘사니즘'이 새 비전…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장한별 기자 / 2025-02-10 11:22:16
교섭단체연설 "이념 무슨 소용…유용한 처방 총동원"
"공정성장이 더 나은 세상 문 열 것"…최소 30조원 추경"
"'민주적 공화국' 문 활짝 열겠다"…與 의석 항의로 소란
"노동시간 연장으론 생존 어려워"…주52시간 예외는 침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0일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을 포함해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 새 비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나눠야 한다"며 "이런 '공정성장'이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경제를 살리는데 이념이 무슨 소용이며 민생을 살리는데 색깔이 무슨 의미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진보정책이든 보수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해야 한다"며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유용하다면 어떤 정책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경제 살리기를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라며 정부에 "최소 30조원 규모의 추경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경 편성에 꼭 필요하다면 특정 항목을 굳이 고집하지 않겠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자신의 대표 공약인 '기본사회'는 성장과 함께 설명했다. "국민의 기본적 삶을 공동체가 함께 책임짐으로써 미래불안을 줄이고 지속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며 "이 과제들을 해결하려면 '회복과 성장'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를 설치하고 당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민생 개선에 중점을 둔 실용주의로 중도층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대표 연설은 유력 대선주자로서 집권 비전과 개별 정책을 선보이는 출사표를 연상케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대표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의지를 천명했다.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한다"며 "민주당이 주권자의 충직한 도구로 거듭나 꺼지지 않는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고 취지에서다. 그는 "'민주적 공화국'의 문을 활짝 열겠다"며 국민소환제 도입 배경을 부각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석에서 항의의 목소리가 나왔고 야당의원들의 맞고함 등으로 잠시 소란이 일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의원님들 무슨 말씀인지 들어달라"며 "방해하지않으면 더 빨리 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그만합시다. 내일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 때 우린 조용히 들어드릴 것"이라며 "초등학생들도 보고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국민소환제는 국회의원을 임기 중 국민투표로 파면하는 내용이다. 현재는 '주민소환제'만 운영되고 있다. 지방자치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은 해당 지역 투표권자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과반 찬성이면 직을 잃게 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후보 시절부터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과 함께 "필요하면 국민소환제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대통령 4년 중임제와 함께 국민소환제를 개헌안에 담아 2024년 총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이번 연설에서 제안한 국민소환제 도입은 개헌이 아닌 입법을 통해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계엄·탄핵 정국에서 권력구조 개편 등을 위한 개헌론에는 선을 그어왔다. 계엄을 정당화하고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단체 집회에 참석하는 여당 의원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소환제 도입을 촉구하는 진보층 요구를 수용하려는 계산도 읽힌다..

 

그러나 학계 등에선 국민소환제를 입법으로 도입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의견이 많아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듯이 '정략적 입법'이라는 문제 제기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최근 정국 상황에 대해 "경천동지할 '대통령의 친위군사쿠데타'가 현실이 됐다"며 "내란 잔당의 폭동과 저항이 70여 일 계속되며 대한민국의 모든 성취가 일거에 물거품이 될 처지"라고 진단했다. "법원,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까지 헌법기관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과 폭력이 난무한다"며 "헌법원리를 부정하는 '반헌법, 헌정파괴 세력'이 현실의 전면에 등장한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민주당은 민주공화정의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헌정수호연대'를 구성하고 '헌정파괴세력'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고 전했다. 

 

최근 관심을 모은 반도체산업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문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했다. 대신 "AI(인공지능)와 첨단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주4.5일제'를 거쳐 '주4일 근무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동시간 연장과 노동착취는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생존조차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노동시간 단축, 저출생과 고령화, 생산 가능 인구 감소에 대비하려면 '정년 연장'도 본격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반성과 자기 성찰이 없다. 잘사니즘이 아닌 뻥사니즘"이라고 혹평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말뿐만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에 대해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한 개헌 논의는 외면하고, 극성 지지자를 동원해 정적을 제거하겠다는 게 책임 있는 해법인가"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대권을 위한 계산기는 잠시 내려놓으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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