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추락 책임져야"…공개 회의 발언, 한동훈 의중 반영한 듯
비윤계 잠룡들도 공조…나경원 "복지장관 물러나고 새판짜라"
안철수 "尹, 잘못된 보고 받을 가능성" 유승민 "단순무식 버려야"
국민의힘에서 의정 갈등 책임자에 대한 경질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의료 공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여당으로선 추석 의료 대란과 민심 이반이 우려되는 만큼 대통령실과 정부를 압박해야할 처지다.
타깃은 의료 정책을 추진하는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박민수 차관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5일 "두 사람에 대한 의료계의 적대감은 상상 이상"이라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선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결단해야 할 문제"라며 "당이 목소리를 높여야 용산을 움직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 |
| ▲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왼쪽부터), 나경원·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KPI뉴스 자료사진] |
친한계는 적극적이다. 의정 갈등 해법에 대한 한동훈 대표의 차별화 의지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 카드로 중재를 모색 중이기 때문에 친한계는 지원사격에 나선 모양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료 개혁을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그 시작은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2026년부터는 다시 2000명씩 증원하자더니 다시 협상이 가능한 것으로 바뀌었다"며 "이쯤 되면 애초 왜 2000명이라는 숫자를 고집해 혼란을 자초했는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열이나 복통, 출혈 정도는 경증이니 응급실에 가지 말라는 정부의 주장에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라고 따졌다.
박 차관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중증이라는 건 거의 의식이 불명이거나 본인이 스스로 뭘 할 수 없는 마비 상태에 있거나 이런 경우들이 대다수"라며 "어디가 찢어져 피가 많이 난다는 것도 경증에 해당된다"고 주장해 빈축을 샀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에게 모든 게 괜찮을 것이라고 보고한 데 대해, 국민을 이토록 불안하게 만든 데 대해, 정책을 수시로 바꿔 정부 신뢰도를 떨어뜨린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당사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됐으면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국민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의료 현장을 한 번 가보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며 "여러 문제가 있지만 일단 비상 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말해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인식"이라는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윤 대통령에게 잘못된 보고가 올라갔다는 관측이 나왔고 주범으로 박 차관이 지목됐다.
친한계 핵심인 김 최고위원이 공개 석상에서 발언한 점에 미뤄 한 대표 의중을 반영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도 "의료 사태와 관련해 보건복지부가 됐든 교육부가 됐든 대응이 굉장히 잘못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윤계도 공조했다. 특히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안철수·나경원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정부와 용산을 연일 직격해 주목된다.
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의정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 책임이 있는 부처의 장이 순간순간 잘못된 발언 등으로 갈등을 더 증폭시킨 부분도 상당하다"고 쓴소리했다. 이어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할 신뢰 관계가 완전히 깨진 책임 부처의 장들은 물러나고 새 판을 짜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새로운 협상으로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안철수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의료대란과 관련해 잘못된 보고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했다.
안 의원은 "갑자기 의사들과 전혀 상의 없이 2천 명 증원을 하면서 이 문제가 불거졌던 것"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됐고 피해를 당하는 사람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데 결국은 대통령께서 결단을 해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비상의료체계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대통령부터 '전공의가 제일 잘못했다'는 총리, '버티면 이긴다'는 장관까지 정말 너무 막가는 거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은 죽어가는데 국민 생명을 지키라고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냐"고 개탄했다.
유 전 의원은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2000이라는 숫자 하나에 꽂혀 이 어려운 의료개혁을 쉽게 하려 했던 단순무식한 만용부터 버려야 한다"고 윤 대통령을 저격했다. 그는 "총체적 무능이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아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빨리 행동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고 경고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