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옥중 정치'에 설설 기는 與…중도층 외연확대 접나

장한별 기자 / 2025-01-31 14:32:51
정진석 등 용산 참모, 尹 면회…권성동 등 친윤계도 추진 중
尹 "여기도 사람 사는 곳, 잘 지내고 있다…의기소침 말라"
방송3사 여론조사…정권교체론 우세, 중도층서 더 두드러져
김웅 "尹, 물귀신처럼 보수 망하도록 물면서 순교자 행세"

대통령실 참모진이 31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석열 대통령을 30분 가량 면회했다. 정진석 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등 5명이 함께했다. 윤 대통령 수감 후 일반 접견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은 접견 금지 조치가 해제된 첫날이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대통령실이 국정의 중심인 만큼 의기소침하지 말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또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여권 관계자 등을 상대로 일반 접견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기·이관섭 전 비서실장 등 전직 참모들도 면회를 추진 중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다수 친윤계 의원, 원외 당협위원장 등이 구치소를 찾을 방침이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인간적인 차원에서 기회가 되면 면회를 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상현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당협위원장 모임은 지난 29일 설을 맞아 서울구치소를 찾았다. 이들은 윤 대통령 변호인단에게 새해 편지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6일 구속기소되면서 구치소를 찾는 여권 인사와 지지자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물밑에선 조기 대선 채비가 이뤄되고 있으나 윤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은 되레 커지는 양상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윤 대통령 지지율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위기감이 커진 강성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로 분석된다.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한 윤 대통령은 '옥중 정치'를 통해 존재감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지자들의 결속을 부추기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면서 대야 투쟁의 중심축으로 행세하려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을 통해 '나라의 앞날이 걱정', '청년이 좌절할까 걱정' 등의 설날 메시지를 낸 바 있다. 탄핵 심판이 진행중인 만큼 장외 여론전을 위한 세 과시용 측면에서도 옥중 정치가 필요하다는 게 윤 대통령 계산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을 노리는 여권 주자에겐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 중요한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윤 대통령에 찍히면 '당심'이 좌우하는 당내 경선 통과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둔 의원, 원외 당협위원장도 윤 대통령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강성 지지층 목소리가 높을수록 중도·무당층의 반감은 커질 수 있다는 게 여당의 딜레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외연 확대가 절실한데, 현실은 거꾸로 가는 셈이다.

 

전날 발표된 방송 3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기 대선 시 정권교체론이 정권재창출론보다 우세한데, 중도층에서는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리서치 여론조사(KBS 의뢰로 24∼26일 전국 1000명 대상 실시)에선 정권교체론 50%, 재창출론 39%로 집계됐다. 중도층에서는 각각 57%, 29%였다. 격차가 11%포인트(p)에서 28%p로 확 벌어졌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MBC 의뢰로 27, 28일 전국 1004명)에 따르면 정권교체론 50%, 재창출론 44%였다. 중도층은 각각 59%, 33%였다. 입소스 조사(SBS 의뢰로 23∼25일 전국 1004명)에선 정권교체론 50%, 재창출론 43%였다. 중도층은 각각 55%, 36%였다.

 

탄핵 찬성은 반대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KBS 조사에서 60%가 '탄핵 인용'을 지지했고 36%는 '탄핵 기각'을 선택했다. 격차는 24%p였다. MBC와 SBS 조사도 비슷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접견이 개별 의원 차원이라며 선을 긋고 있으나 일각에서 비판이 나온다. 조경태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전혀 민심에 맞지 않는 모습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고 지적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을 엄호하는 강성 지지층과 달리 중도·무당층은 계엄에 질색하며 탄핵을 원하고 있다"며 "여당이 윤 대통령과 손절하지 못하면 차기 대선에서 중도층 표심을 얻기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본인의 이념 성향을 '중도'라고 밝힌 비율은 35% 안팎이다. 판세를 좌우할 수 있는 규모다.

국민의힘에선 비윤계를 중심으로 '반성과 새출발'을 앞세워 국민 신뢰를 되찾는 파격적 쇄신 조치가 단행돼야한다는 공감대가 적잖다. 집권 여당인 만큼 책임있고 실현 가능한 민생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 야당과 차별화를 꾀해야한다는 판단에서다. 중도·무당층이 이념보다 실용을 중시한다는 점을 공략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김웅 전 의원은 전날 밤 C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 설날 메시지에 대해 "마치 자기가 순교자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보수 진영 자체를 망하도록 같이 한번 끌고 들어가겠다는 물귀신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직격했다.


KBS, MBC, SBS 세 조사는 모두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에 신뢰수준 ±3.1%p다. 응답률은 각각 18.4%, 18.9%, 20.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 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한별 기자

장한별 / 편집부 기자

감동을 주는 뉴스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