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 검토"

장한별 기자 / 2024-01-05 10:59:22
대통령실 "쌍특검은 거대 야당의 총선용 여론조작 목적"
"제2부속실, 국민 대다수 좋다면 검토"…설치 가능성 열어
野 "가족 특검 거부 대통령 없어"…총선때까지 쟁점화
與 "쌍특검법 재표결 지연은 꼼수…9일 본회의서 해야"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이른바 '쌍특검법'으로 불리는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정부는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 특별검사 임명 법률안 재의요구안'과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 진상규명 특별검사 임명 법률안 재의요구안'을 가결했다.

 

윤 대통령은 임시 국무회의 직후 재의요구안 의결을 재가했다.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쌍특검법을 강행 처리한 지 8일 만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경기 용인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특검 법안들은 총선용 여론 조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많은 문제점이 있다"며 "특히 50억 특검 법안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방탄이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여당의 특검 추천권은 배제하고 야당만 추천해 친야 성향의 특검이 수사한다면 진상이 규명될 리 없다"고 단언했다. "친야 성향의 특검이 현재 진행되는 검찰 수사를 훼방하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 결과를 뒤집기 위한 진술 번복 강요, 이중 수사, 수사검사에 대한 망신주기 조사, 물타기 여론 공작을 할 것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총선 기간에 친야 성향의 특검이 허위브리핑을 통해 국민 선택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김건희 특검'에 대해선 "12년 전 (윤 대통령이) 결혼도 하기 전인 일로 문재인 정부에서 2년간 탈탈 털어 기소는커녕 소환도 못한 사건을 이중으로 수사함으로써 재판받는 관련자들의 인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정치편향적인 특검"이라고 규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부인의 활동을 보좌하는 부서인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 "공약으로 제2부속실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해서 안 했던 건데 국민 대다수께서 설치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실을 축소한다는 취지에서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고 집권 후 이를 이행했다. 그러나 김 여사의 국내외 행사 참석 등으로 공적 활동이 많아 제2부속실 설치 요구가 거셌다.

 

고위관계자의 발언은 제2부속실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에서 물러나 설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공석인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선 "작년 8월에 여야 합의로 추천해서 보내온다면 저희들은 지명할 수밖에 없는게 우리 입장"이라며 "법에 그렇게 나와 있다"고 말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급 이상을 감찰하는 역할을 한다.

 

대통령실의 이 같은 입장은 김 여사에 대한 제도적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해 찬성 여론이 높은 쌍특검에 대한 거부권 행사로 인한 역풍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야권은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비난하며 반발했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4당은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규탄 대회를 갖고 "김건희 방탄이 대통령 국정기조"라며 지적했다. 

 

▲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앞)가 5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야4당 김건희·대장동 특검 거부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야권은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국회 본회의 재표결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쌍특검법을 관철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역대 어느 대통령도 본인과 본인 가족들을 위한 특별검사, 검찰 수사를 거부한 적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윤 대통령은 그 첫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정부는 쌍특검법을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결을 요구하게 된다. 재의결을 위해선 재적 의원(298명)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199명) 이상이 찬성해야한다. 현재 야권 의석을 모두 합쳐도 재의결이 어려워 여당 이탈표가 필요하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국회로 돌려보낸 쌍특검법이 9일 본회의에서 재표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헌법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며 헌재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4월 총선 때까지 김여사 문제를 최대한 쟁점화하며 지지층 결속과 중도층 흡수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당 회의에서 "대통령 본인과 배우자 수사가 가능한 법인데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해 상충이다. 이런 경우에도 거부권이 무조건 허용돼야 하는지 헌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권한쟁의 심판 추진이 9일 본회의 재표결을 막으려는 '꼼수'로 본다. 야권이 9일 재표결을 거부하고 특검법을 이슈화하며 총선 낙천 여당 의원들이 2월 본회에서 반란표를 던지는 상황을 만들겠다는 게 당의 판단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이는 오로지 재표결을 지연시키기 위한 수가 뻔히 보이는 꼼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야당이 그 시기를 미루려 할수록 특검법안이 총선 직전 민심 교란용 전략이자, 정략적 산물임을 자인하는 꼴이 된다"며 "반드시 9일 재표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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