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결과와 정국 시나리오…200·180·151석 관전포인트

박지은 / 2024-04-09 16:26:08
22대 국회 의석수, 尹 국정 운영과 정국 주도권 좌우
범야 200석, 대통령 거부권 무력화…탄핵·개헌도 가능
180석땐 패스트트랙…151석 과반땐 예산·임명안 강행
與 130~140석으로 민주 과반 차단 가능성…승리 평가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임기 국정 운영과 정국 주도권을 좌우할 22대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9일 여야는 총력 유세전을 펼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수백표 차로 당락이 갈리는 전국 격전지가 막판까지 줄지 않을 만큼 혼전이 이어지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KPI 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야당이 180석 먹으면 패스트트랙에 다 올려서 마음대로 하고 200석이면 진짜 개헌도 할 수 있다"며 "저희가 일할 수 있게 국회 구성을 좀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같은 라디오에서 "지금까지 우리 정치 역사에 그런 적이 없다"며 "야권 200석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압도적 과반인 180석(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17석 포함)을 차지했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103석(미래한국당 19석 포함)에 그쳤다. 정의당은 6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 무소속 5석이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유리한 판세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읍소전략'을 구사하며 막판 뒤집기를 시도 중이다. '개헌·탄핵' 위험을 거론하며 중도·부동층 견제 심리를 자극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101석)이 무너지는 '200석 악몽'을 가까스로 피했는데 이번에는 어떨까.

 

범야권의 200석 확보는 국회 권력을 독식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무소불위가 되는 것이다.

 

야권이 200석을 차지하면 우선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된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거야'의 힘으로 양곡관리법, 쌍특검법 등 민감한 다수 법안을 여당의 반발에도 일방 처리했다. 윤 대통령은 이럴 때마다 거부권을 행사하며 국회에 재의결을 요구했다.

 

재의결을 위해선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즉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범야권 200석은 대통령 거부권이 유명무실해진다는 뜻이다. 

 

개헌도 가능하다. '제왕적 권력'으로 비판 받아온 대통령제에 대한 개선 논의가 예상된다. '4년제 중임제' 등 임기 조정 또는 '이원집정부제'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부산시청 광장에서 "200석을 갖게 되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며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된다면 하반기에 김건희 씨가 법정에 서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도 가능하다. 물론 명백한 불법 사실이 있어야 하는 등 탄핵 조건이 까다로워 현실성은 떨어진다. 그러나 야권이 대여 공세 차원에서 탄핵 카드를 흔들면 대통령은 직을 걸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국정 운영 부담이 가중되면서 조기 레임덕이 뒤따를 수 있는 셈이다. 

 

100석도 얻지 못한 국민의힘은 참패 원인을 놓고 책임론에 휩싸이며 내분을 겪을 수 있다. '정권 심판론'이 최대 패인으로 지목되며 윤 대통령과 용산에 대한 불만과 반감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을 통해 선거 후유증을 조속히 극복할 지 여부가 주목된다.

 

'용산'의 힘이 빠지면 국민의힘은 당정관계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여권 권력의 중심추가 여당에, 특히 차기 대선주자들에게 기울면서 대통령의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간 당의 주류였던 친윤계 입김은 줄어들고 유력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계파가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로선 국민의힘이 100석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 저지선 붕괴'를 막더라도 100~120석에 그치면 21대 국회처럼 '여소야대'의 지형을 맞게 된다. 범야권이 180석을 갖고 거야의 힘을 행사하면 여권은 또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는 수모를 겪어야한다.

 

야권이 재적 의원 5분의 3인 180석을 차지하면 막강한 입법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다수당의 법안 일방 처리를 막기 위해 만든 국회선진화법 중 하나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법안을 올려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법안 상정을 막는 '필리버스터'(합법적인 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민주당이 151석 이상의 과반을 넘기느냐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153석+α(알파)를 목표 의석수로 삼고 있다.

 

재적 의원 과반인 151석을 달성하면 국회의장뿐 아니라 예산안을 비롯한 각종 법안이나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임명동의 대상은 국무총리·헌법재판관·대법관 등이다.

 

민주당이 151석을 넘으면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 동의 없이 이들을 임명할 수 없다. 여권은 예산안과 인사권 행사를 야당 협조 없이 추진할 수 없다.

 

민주당은 정국 전반을 주도하게 된다. 이재명 대표는 차기 대권 도전의 발판을 다지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국민의힘 의석수는 120석 안팎으로 현재(114석)보다 약간 늘어 승패 평가가 애매해진다.


국민의힘이 130~140석을 얻어 선전하며 민주당 과반 의석을 차단하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여당이 사실상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120석~140석'을 목표 의석수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이 과반을 확보하는 '이변'도 벌어질 수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극대화되고 한동훈 위원장은 주가가 치솟는다. 그러나 확률은 희박하다.

홍석준 상황실 부실장은 BBS 라디오에서 "그런 (골든크로스) 지역들이 꽤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병도 전략본부장은 SBS 라디오에서 "151석을 목표로 순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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