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이 또 전면에…반성도 쇄신도 없는 한심한 국민의힘

박지은 / 2024-04-24 11:29:56
'찐윤' 이철규, 당선·낙선자 만남…원내대표 겨냥 행보
이재영 "또다시 친윤…반성없이 과거 기조대로 우려"
'관리형' 비대위원장 가닥…수도권 요구 '혁신형' 무산
'당원 100%' 룰 개정 가능성↓…친윤·영남계 기존 고수

다음달 3일 선출되는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로 이철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4·10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이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은 '찐윤'(진짜 친윤)으로 통한다. 지난 2022년 11월 말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가장 먼저 서울 한남동 관저로 초청받은 '윤핵관' 4인방(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중 한명이다.

 

이 의원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영입인재들과 조찬 회동을 가졌다. 영입위원으로 활동한 조정훈 의원을 포함해 10여 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지난달 20일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의원이 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의례적인 행사를 가졌다고 볼 수 있으나 원내대표 선거를 겨냥해 몸풀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 의원은 24일 낙선자들과도 만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2일엔 당선인 총회 직후 의원회관에서 박덕흠 의원 등 중진들과 별도로 회동했다. 친윤 진영에선 "차기 원내사령탑으론 이 의원이 적격"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의원은 선거 때 중책을 맡았으나 패배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작년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사퇴 19일 만에 다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22대 총선 공천관리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은 겨우 108석을 건져 참패했는데, 이 의원이 원내대표로 나서는 건 적절치 않다는 당내 기류가 만만치 않다. 

 

수도권 당선인과 낙선자 사이에선 총선 참패에 대한 '친윤-영남 책임'에 대한 공감대가 큰 상황이다. 그런 만큼 찐윤이 원내대표에 도전하며 전면에 나서는 건 "수도권과 중도층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포기한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신임 비서실장에 친윤계 좌장격인 정진석 의원을 임명했다. 

 

국민의힘 3040 낙선자 모임 '첫목회' 간사를 맡은 이재영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또다시 친윤으로 흘러가면서 당이 과거 반성 없이 계속 과거 기조대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 의원이 상징하는 게 친윤 아니냐"며 "출마하면 당선될 가능성이 높으니 본인이 왜 나와야되는지 뚜렷하게 얘기를 해줘야 된다"고 주문했다. "우리가 왜 졌는지, 그에 대한 반성은 뭔지, 앞으로 어떻게 끌고 나갈 건지, (총선) 백서는 어떤 기조로 만들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밝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당 내에선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가 당 주류인 친윤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적잖다. 윤 대통령과 틀어진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 친윤계와 함께 영남권 당선인은 당 주류 세력을 형성했다. 지역구 당선인 90명 중 65.6%안 59명이 영남권 출신이다. 친윤·영남계는 합세해 당권 확보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비대위원장으로 '관리형'을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비대위원장 인선은 전대 룰 개정과 맞물린다. 수도권·비윤계 인사들은 당심보다는 민심을 반영한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국민여론조사 비율을 30%에서 많게는 50%까지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친윤·영남계는 기존 룰을 선호하는 기류가 강하다.


조만간 새로 출범할 비대위는 전대 방식과 일정 등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 의지가 없는 관리형 비대위원장이 임명되면 현행 '당원 100% 룰'로 전대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수도권·비윤계의 판단이다. 당내 신경전이 가열되는 배경이다. 


앞서 당 원외조직위원장들은 '당원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 방식으로 당대표를 뽑을 것을 지도부에 요구한 바 있다. 이들은 총선 낙선자들로 주로 수도권 인사들로 구성된다.

당내 3040세대들의 모임인 '첫목회'도 당 체질 개선을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전당대회 룰 개정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류 세력은 기존 룰을 고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윤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한 홍준표 대구시장도 "당대표 선거는 당원 100%로 하는 게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4선 이상 중진 당선인과 만나 지도부 공백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하고 관리형 비대위를 추진하기로 중론을 모았다. 이는 수도권과 비윤계 당선인과 낙선자들이 요구해온 혁신형 비대위를 거부한 결정으로 민심과 맞닿은 당내 여론을 외면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에선 총선 참패를 수습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대 룰 개정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번지는 분위기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지은

박지은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