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버티는 尹, 공수처·이재명 때리는 與…지지층 결집 의도

장한별 기자 / 2025-01-16 15:28:30
尹, 공수처 진술 거부 이어 조사 불응…체포적부심도
보수층 결집 겨냥한 항전…"불법의 불법의 불법 자행"
與 "尹체포, 사법쿠데타"…"尹사법절차 KTX급, 李 완행"
NBS…국민의힘 3%p 올라 35% vs 민주 3%p 내려 33%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에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수처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전날 묵비권을 행사하면서도 10시간40분 가량 조사를 받았는데, 이마저도 거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공수처 수사·체포를 문제삼으며 윤 대통령을 지원사격했다. 

 

여권의 '항전 모드'는 지지층 결속 의도가 다분하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추락했던 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은 최근 계엄 이전으로 복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았다. 지지층 결집 효과가 일차 요인으로 꼽힌다. "수사기관의 체포 압박에 한달 넘게 버티는 윤 대통령을 보면서 지지자들이 뭉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윤 대통령은 전날 체포 직전 촬영한 영상 메시지에서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된다"고 주장했다. 또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며 지지층 결집을 촉구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조사를 마친 뒤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고 어제 충분히 입장을 얘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 조사받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측이 전날 조사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입장을 밝혔기에 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취지다.

 

앞서 공수처는 이날 오전 '건강상 이유'로 조사를 연기해달라는 윤 대통령 측 요구를 수용해 오후 2시부터 재조사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오후 조사에도 나가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강도 높은 조사를 벼르던 공수처로선 허를 찔린 셈이다.

 

공수처는 전날 오전 10시 33분 체포한 윤 대통령 조사를 위해 200여쪽의 질문지를 준비했지만 윤 대통령은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조사가 끝난 뒤 조서 열람과 날인을 하지 않은 채 곧장 퇴장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호송됐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체포의 적법성 여부를 가려달라며 법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윤 대통령 측은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은 이 사건 전속관할권이 없다면서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수처를 집중 공격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공수처는 사실상의 사법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나 다름없다. 민주당의 사병 집단임을 스스로 증명했다"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공수처 55경비단장에게 협조 공문을 보내 허가 회신을 받았다고 공지했는데, 이것부터 거짓말이었다"며 "조사 명목으로 55경비단장을 부른 뒤 쪽지를 붙이고, 경비단장을 압박해 강제로 직인을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황당한 것은 55경비단장은 관저 출입 권한 자체가 없다"며 "경호처에서 받아낼 길이 없자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공수처는 법치를 짓밟으며 민주당의 사병 집단임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재판 지연 문제를 부각하며 반격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에 대한 사법절차는 KTX급인데, 완행열차에 앉은 사람이 이재명 대표"라며 "이 대표 앞에만 가면 법원 재판이 지연되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묻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대해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라는 의원직 상실형이 선고되자 이 대표 측이 소송기록 접수 통지서 미수령 등 꼼수를 쓰면서 1심 판결 2달이 넘도록 재판을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도 거들었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현직 대통령도 헌법과 법치주의에 따라 내란죄 체포영장이 집행됐다"며 "이 대표의 항소심도 법치주의에 따라 반드시 2월 15일에 선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행보와 여당의 대응은 보수층의 궤멸 불안감을 결집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 상승세를 무기로 사법부를 압박하려는 계산도 엿보인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탄핵 반대 여론과 여당 지지율이 높아지는 걸 보면 윤 대통령 의중이 적중하는 듯 하다. 하지만 중도·무당층이 돌아서지 않으면 결집 효과는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이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35%, 민주당은 33%를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3%포인트(p) 올랐고 민주당은 3%p 떨어졌다. 양당 희비가 엇갈리며 오차범위 안에서 전세가 역전됐다.

 

오차범위 안이지만 해당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선 것은 지난해 9월 넷째 주(국민의힘 28%·민주당 26%)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NBS는 지난 13일~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9.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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