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어디가 사과 않겠다는 건가"…장예찬은 폭로전
친한계 "金여사에 피해"…이철규·원희룡 캠프 배후 지목
내분 가능성 尹정권 민낯 드러나…오세훈 "국민들 절망"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당권을 놓고 친윤·친한계가 사생결단식 패싸움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상호 비방은 물론 자해성 폭로전도 서슴지 않는다. '한식구'라고 보기엔 섬뜩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관련된 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김건희 문자' 공개 후폭풍에 용산도 휩쓸려가고 있다. 여권 전체가 내홍에 휩싸인 형국이다.
![]() |
| ▲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윤상현(왼쪽부터), 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후보가 지난 8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당대표 경선이 오합지졸 윤석열 정권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대 후유증으로 내분을 점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보수정권이 자멸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김건희 문자' 전문이 나온 건 기름을 부은 격이다. TV조선은 김 여사가 지난 1월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한동훈 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5건 원문을 지난 8일 밤 보도했다.
친윤계는 김 여사가 명확히 '사과 의향'을 밝힌 문자 내용을 한 후보가 왜곡하고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당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은 9일 "한 후보는 자신의 정무적 판단 오류를 쿨하게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후보는 김 여사 메시지가 사과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공개된 5개 문자 전문으로 볼 때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1월 15일 첫 문자에서 한 후보에게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라며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또 "제가 백배 사과드리겠다. 한 번만 브이(윤 대통령)와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떠실지요"라고 제안했다. 같은 날 보낸 두 번째 문자에서 "모든 게 제 탓"이라며 "제가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다.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1월 19일 세 번째 문자에서 "제 불찰로 자꾸만 일이 커져 진심으로 죄송하다.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번 만번 사과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하는 것뿐"이라며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다"고 적었다.
1월 23일 네 번째 문자에서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해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다"라고 말했다.
1월 25일 마지막 문자에서는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마음 상하셨을 거라 생각한다"며 "큰마음 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간다"고 적었다.
한 후보는 답장하지 않았다. 사적 소통은 부적합하다고 봤다는 이유에서다.
조정훈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김 여사가 사과를 한 번 진정성 있게 했다면 한 20석 이상은 우리에게 더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며 "한 후보가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쏘아붙였다. 김민전 최고위원 후보도 채널A라디오에서 "한 후보가 답장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CBS라디오에서 "한 후보는 사실 법무부 장관 때부터 여론 관리를 해주고 우호적인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는 팀이 별도로 있었다"며 폭로전을 이어갔다.
한 후보 측은 사실상 사과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대통령실의 '당무개입' 프레임을 앞세우고 있다.
박정훈 최고위원 후보는 SBS라디오에서 이번 문자 논란을 '자해극'이라 규정하며 "본인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결과적으로 대화를 나눈 김건희 여사께 피해가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배후설도 제기했다. "이조심판론이 이철규, 조정훈이다는 얘기까지 나오지 않았나. 한동훈 체제가 들어설 경우 정치적으로 굉장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분들에게 (문자 유출) 동기는 있다"는 것이다.
장동혁 최고위원 후보는 MBC라디오에서 친윤계와 원희룡 후보 캠프가 문자 논란을 주도했다고 지목했다. 신지호 한동훈 캠프 총괄상황실장은 KBS라디오에서 "문자 소동이 거의 자해 막장극 비슷하게 흘러가 야당이 '문나땡'(문자 나오면 땡큐)을 외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철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자와 관련해 저와 연관 짓는 언론 보도와 이를 인용해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총선 패배에 이어 전당대회까지 집권여당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절망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