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화재단, "절차상 부족했지만, 공정성에는 문제없다"
대산문화재단이 '단톡방 성희롱' 전력으로 논란이 된 문학상 수상자의 당선을 철회했다. 그러면서도 성희롱 사실은 부인했다. '2차 가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산문화재단은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 수상자 선정 논란과 관련해 심사위원회 재논의와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수상자 없음'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산문화재단은 수상자 및 심사과정에 대한 논란은 사실상 부인했다.
대산문화재단은 "문제가 발생했던 학교의 학과로부터 해당 학생이 사건의 주요 가해자가 아님을 공식적으로 확인받았다"며 "해당 이슈가 이번 '수상자 없음' 결과를 내는 데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톡방 성희롱 사건 피해자는 대산문화재단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즉각 반발했다.
피해자 A씨는 "수상자 박모씨가 13학번 남학생 전체가 참여했던 단톡방에 속해있었으나 피해자들에 의해 주요 가해자로 지목되지 않았다는 학교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대산문화재단은 피해자들의 입장과는 다른 학과 측의 일방적 주장을 '공식적인 확인'이라고 명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진술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다"며 '수상자 없음' 공지 게시글의 수정을 요구했다.
피해자 A씨는 다른 두 피해자와 의견을 종합해 입장 및 근거자료 등을 대산문화재단에 18일 송부할 예정이다.
피해자 A씨의 게시글에는 "연대한다"는 내용의 댓글 60여개가 달렸고 "대산문화재단의 안일한 사후처리로 인해 또다른 2차 가해가 일어났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편 대산문화재단은 심사의 공정성 시비에 관해서도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는 식의 입장을 밝혀 비판을 받고 있다.
심사위원 손홍규 소설가가 수상자 박씨와 사제관계이며, 이번 수상작을 이번 학기 수업에서 합평도 했다는 제보가 나오면서 박씨의 수상에는 공정성 논란도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관해 대산문화재단은 "심사 자체의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이 상에 거는 높은 기대치를 완벽히 충족시키기에 절차상 부족한 사항이 발견됐다"는 애매한 입장을 내놨다.
심사위원들은 경위서를 통해 "손홍규 심사위원은 당선작이 아는 작품이어서 최종 선택 단계에 참여하지 않았다"면서도 "이러한 사실이 본심 단계에서 공유되어 제척 절차를 거쳤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심사위원들은 "당선작의 높은 문학적 성취도는 변할 수 없다고 생각해, 대체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며 "심사위원들의 잘못으로 당선이 취소된 당선자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성희롱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개인적 친분보다 덜 중요한 사안이라는 걸 인정한 꼴이다", "심사위원들의 소설을 절대 읽지 않겠다" 등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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