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소송 과정에도 행정처 개입 문건
양승태 사법부가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을 판사 재임 시절 '물의 야기 판사'로 낙인찍고 재임용에서 탈락시킨 뒤 소송 과정에서도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지난 16일 서 전 의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법원행정처에서 확보한 2012년도 인사자료 등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검찰이 최근 확보한 '연임적격심사 관련 대응방안' 문건에는 당시 서울북부지법 판사였던 서 전 의원의 재임용 탈락을 기정사실로 하고, 여론 파장을 최소화하는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이 담겨 있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이 생산한 이 문건의 작성 시점은 2월1일로, 8일 뒤인 2월9일 열린 대법관회의에서 그의 재임용 탈락이 결정됐다.
문건은 대법원장의 재임용 탈락 통지 이후 "일부 법관 및 법원 직원의 동조가 예상된다"며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실제로 그의 재임용 탈락 통보가 이뤄지자 법원 안팎에서는 "강화된 연임심사가 순응하지 않는 법관을 솎아내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서 전 의원은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소명 절차가 남은 시점에서 이미 재임용 탈락을 기정사실로 했다"며 "심증으로 느꼈던 것이 이번에 물증으로 확인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원행정처가 조직적으로 (연임 탈락 취소소송) 재판개입을 계획하고, 이후 2013∼2015년 지속적으로 재판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2012년 9월 기획조정실이 생산한 '서기호 소송 관련 검토보고' 문건은 서 전 의원이 법관 연임에 탈락한 데 불복해 낸 행정소송과 관련해 내부에 비공식 소송대응팀을 구성하는 내용을 담았다.
행정처는 "(서 전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이 돼) 다시 법관으로 복귀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소송을 유지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취지로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며 언론과 국회를 상대로 그와 관련한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려고 계획하기도 했다.
또 행정처의 2015년 6월30일 '거부권 행사 정국의 입법 환경 전망 및 대응방안 검토' 문건에는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서 전 의원에 대해 '1심 계속 중→ 7.2. 변론종결 등을 통해 심리적 압박을 주는 방안 검토 필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실제 서 전 의원의 재판은 그해 7월2일 변론 종결됐고, 서 의원은 한 달 뒤 패소했다.
서 전 의원은 판사로 재직하던 2012년 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카 빅엿' 등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을 쓴 사실이 보도돼 논란이 인 바 있다. 그는 한 달 뒤 불량한 근무평가 등을 이유로 판사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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