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역 반환 미군기지에 도심공원 대신 호텔 등을 지으면 계약 위반

김칠호 기자 / 2024-09-18 10:11:49
김동근 시장 취임 2주년 기자회견서 60층 랜드마크 조성 마스트플랜 발표
시의회가 용역비 8억 원 전액 삭감·정부보조받은 321억 원 반환 문제 발생
2개 건물 사이 3층 실내정원 건설… 기발하나 도심 공원으로 인정 어려울 듯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난 7월 17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의정부역 앞 반환 미군기지 캠프 홀링워터 부지에 민간 자본을 유치해 60층 규모의 호텔을 포함한 비즈니스 콤플렉스를 조성하는 내용의 마스트플랜을 발표했다.

 

그러나 적법절차를 생략하고 도심 녹지 공간 센터럴파크 대신 초고층 랜드마크를 세우겠다는 김 시장의 이 같은 계획은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시의회 예산심의 과정에 용역비용 8억 원이 전액 삭감되면서 일단 제동이 걸렸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난 7월 17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의정부역 앞에 60층 규모의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내용의 마스트플랜을 발표하고 있다. 이 사업은 용역비 삭감 등으로 난관에 부딪혔다. [의정부시 제공]

 

이뿐만 아니라 이곳에 공원이 아닌 호텔 등 초고층 건물을 지으려면 당장 정부가 지원한 공원부지 매입비 321억 원을 반환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의정부시가 의정부역 서측 역전근린공원 부지 1만1497㎡(3484평)에 대해 213억 원, 역 광장 건너 동 측 부지 1만5581㎡(4721평)에 대해 246억 원 등 모두 459억 원에 사들이면서 도심 공원으로 조성하는 조건으로 국방부와 계약을 맺고 부지 매입비의 70%를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시장은 의정부역 앞 반환 미군기지 양쪽에 지을 "2개 건축물을 아우르는 지상 공간에는 5만4000㎡(1만6336평)의 입체공원(1~3층)을 수직적으로 조성해 도시녹지 공간을 기존 역전근린공원보다 2배 이상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두 건물 사이를 실내정원으로 연결하겠다는 것. 기발한 발상으로 비춰지기는 하지만 도심 공원으로 인정받기에는 여러모로 설득력이 부족하다.

 

새로 들어설 고층 빌딩 2개 사이 즉 현재의 의정부역 광장 일대 5454평을 활용해 실내 정원 건물을 짓겠다는 얘기인데 지하상가와 광장 진입로를 피해서 그만한 면적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설사 그런 부지를 확보해서 건물을 짓더라도 실내 정원을 도심공원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 그런 입체공원을 짓더라도 그 건물을 지은 곳은 미군으로부터 반환된 땅이 아니어서 계약 위반인 건 마찬가지이다.

 

▲ 의정부역 서쪽 반환 미군기지 캠프 홀링워터 부지에 근린공원이 꾸며진 모습. 현재의 역전근린공원과 건너편 동쪽 반환 미군기지에 함께 조성할 예정이던 센터럴파크 대신 초고층 비즈니스 콤플렉스를 건설하는 새로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의정부시청 홈페이지]

 

더욱이 김 시장이 2022년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걷고 싶은 도시' 조성을 자신의 역점사업으로 내놓으면서 의정부역 앞에 센터럴파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고, 지난해 4월에는 '의정부역 센트럴파크 조성사업 설계용역' 착수 보고회를 열기도 했다.

 

그런데 의정부시는 지난해부터 센터럴파크 부지에 초고층 빌딩을 짓는 전혀 다른 개발계획을 준비했고 때마침 국토교통부가 공모한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선도사업으로 선정된 게 아니라 후보지에 머물러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자체적으로 민간자본을 유치해서 추진하게 될 이 사업은 의정부역 동측 반환 미군기지에 호텔 컨벤션 등 60층 규모의 랜드마크, 역전근린공원 조성된 서측에는 청년임대주택과 코워킹 스페이스 등을 갖출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김지호 시의원은 본회의 5분발언에서 "사업비 1조3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을 민간투자방식으로 진행해도 호텔이나 컨벤션 시설 임대 등으로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라며 "결국 민간투자방식을 빙자한 역세권 민간투기 분양사업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고 질타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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