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李로 가는 분위기…친윤 핵심이라 의원들 안 나서"
김태흠 "자숙도 모자를 판에 몰염치" 李직격…홍준표 "뻔뻔"
황우여 비대위원장 카드도 문제…'당심 100%' 룰 개정 의문
국민의힘이 4·10 총선 참패에도 대책 없이 굴러가고 있다. 반성을 담은 희생안과 새 출발을 위한 쇄신책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패인을 둘러싼 갑론을박으로 시간만 허송하는 꼴이다.
'심판 여론'과 동떨어진 새 지도부 구성 과정은 한심한 집권당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30일 현재 이철규 의원이 원내사령탑을 맡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흐름이다. 이 의원은 '윤핵관' 4인방에 속하는 '찐윤(진짜 친윤)'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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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사진 왼쪽)과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 [KPI 뉴스] |
그러나 비윤계는 강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친윤계의 총선 책임론을 들어 백의종군을 주장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뒷짐만 지고 있는 셈이다. 유력 후보였던 4선의 김도읍 의원은 지난 28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3선 김성원 의원도 이날 불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수도권 지역구인 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과 상의해본 결과 원내대표는 더 훌륭한 분이 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해 원내대표 선거에 나가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는 3선의 송석준 의원은 기자들에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 다양하게 많은 국민과 동료 의원들과 숙의 중"이라며 "뭐라고 입장을 밝힐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도권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어떤 의원도 원내대표로 나서겠다고 말하는 분이 없다"며 "(출마 선언한 인사가) 한 명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의원이 원내대표에 유력하다는 전망에 대해 "분위기가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친윤계 핵심이 나오는데 (다른 분들이) '나와봤자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정부·여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고 국회 운영 주도권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정치적 지형도 큰 이유로 (원내대표 경선에) 선뜻 안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철규 원내대표설'에 대한 당내 반발은 확산 중이다. 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을 맡아 총선 참패 책임이 있는 이 의원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민심에 부합하느냐는 비판이다. "이 의원은 벌을 받아야 할 분"(윤상현 의원), "당정 핵심 관계자들은 2선 후퇴해야"(안철수 의원), "상식 이하의 기이한 행태"(조해진 의원) 등이다.
그런데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 경쟁자가 전무해 '이철규 대세론'이 되레 굳어지는 흐름이다. 192석 거야를 상대할 소수 여당 원내사령탑을 하는 게 큰 부담인 탓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원내대표에 나설 만한 비윤계 중진들 중에서 용산에 'NO'를 하며 정치적 리스크를 감당할 만한 용기 있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한마디로 겁이 많아 몸을 사리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반면 친윤계를 향해선 "뻔뻔하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불난 집에 콩 줍기 하듯이 이 사품에 패장(敗將)이 나와서 원내대표 한다고 설치는 건 정치도의도 아니고 예의도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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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캡쳐. |
홍 시장은 "우파가 좌파보다 더 나은 건 뻔뻔하지 않다는 건데, 그것조차도 잊어 버리면 보수우파는 재기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양식만은 갖고 살자. 무슨 낯으로 설치고 다니냐"고 쏘아붙였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자숙도 모자랄 판에 무슨 낯으로 원내대표설인가"라고 이 의원을 저격했다. 김 지사는 "그렇게 민심을 읽지 못하고 몰염치하니 총선에 대패한 것"이라며 "머리 박고 눈치나 보는 소위 중진 의원님들, 눈치 보면서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비겁한 정치 이제 그만하자"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전날 "힘든 상황이지만 국민만 바라보며 꿋꿋이 나아가면 민심의 힘이 균형추가 되어 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사실상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여겨진다.
새 비대위원장에 황우여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명된 것도 비윤계 불만을 사고 있다. 새 비대위원장은 당대표 등 새 지도부를 뽑는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는다. 전대 준비는 '당원 투표 100%'의 현 경선 룰 개정이 핵심 사안이다.
수도권·비윤계 당선·낙선인을 중심으로 "민심에 제대로 귀 기울이기 위해서는 국민 여론조사를 30~50% 반영해야 한다"는 주문이 거세다. 이들은 '혁신형 비대위'를 구성해 민심 반영 경선 룰 개정을 압박 중이다. 그런 만큼 '관리형 비대위원장'에 가까운 황 지명자에 대해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친윤계는 현 전대 룰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상현 의원은 황 지명자에 대해 "혁신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다른 분이 오길 바랐던 게 사실"이라며 "지도부와 수도권의 현실 인식이 많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원내대표 선출을 다음달 3일에서 9일로 엿새 연기한다고 밝혔다. 후보자 등록일도 당초 1일에서 5일로 나흘 미뤄졌다. 출마 후보가 없는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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