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에게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 진행하겠다고 말씀 드려"
추경호 "국회 운영 사안…여러 의원들 의견 경청 시간 갖겠다"
용산 "여야 합의하면 임명"…"당정이 하나 돼 어려움 극복해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3일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의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다음 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가 나오기 전'까지가 시한이다. '담판'을 위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과 없이 끝나자 여론전을 겸한 차별화를 본격화하는 행보다.
친한계는 민주당의 김 여사 특검법 재추진에 따른 '이탈표' 확대를 우려하며 용산을 향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 친윤계는 '단일대오'를 외치며 한 대표를 견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앞장서며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대변하는 모습이다.
계파갈등으로 집권여당 '투톱'이 서로 칼을 겨누며 정면충돌하는 희한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김 여사 리스크가 콩가루 정당, 내분의 기폭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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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 [뉴시스] |
한 대표는 이날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민주당 대표의 범죄 혐의 재판 결과들이 11월 15일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위증교사·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언급한 것이다.
한 대표는 "우리는 그때 어떤 모습이어야 하겠나"라며 "김 여사 관련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때도 지금처럼 김 여사 관련 이슈들이 모든 국민이 모이면 이야기하는 '불만 1순위'라면 마치 오멜라스를 떠나듯이 민주당을 떠나는 민심이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멜라스'는 SF 판타지 작가인 어슐러 르 귄의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며'에 나오는 마을 이름이다.
윤 대통령에게 사실상 퇴짜맞은 특별감찰관 추진 카드도 꺼내들었다. 대통령 가족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기 위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천에 있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국민 공감을 받기 어렵다"고 전제했다. 그는 "우리는 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히 요구하고 관철할 것"이라며 "그러나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 이유로 미루진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건 민주당과의 약속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도 면담 과정에서 제가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실질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추 원내대표가 즉각 제동을 걸었다. 그는 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은 국회 추천 절차가 있어야 한다"며 "국회 운영 관련 사안"이라고 못박았다. 또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며 "여러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한 대표가 '원외'인 점을 겨냥해 선을 넘지 말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용산도 한 대표에 대해 불쾌감을 표하며 가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 북한인권대사 임명을 당에서 먼저 연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야가 합의해 가져오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과 면담 내용이 각색됐다는 한 대표 주장에 대해 "어떤 부분이 왜곡이라는 것인지 말해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그는 "엄중한 정치 상황에서 당정이 하나 돼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가 데드라인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선 "면담에서 충분히 대통령이 말씀하셨다고 본다"고 전했다.
친윤계는 한 대표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강명구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지금 (한 대표 측이) 갈등을 양산하는 얘기들을 하고 있다"며 "당원이나 지지자들이 불안해하고 있으니 언행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추 원내대표가 이끄는 원내 지도부와 친윤계는 특검법 대응에서 분열하면 공멸할 수 있다는 경고음을 낸다. 친한계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부담을 높이려는 의도다. 친한계의 전날 만찬을 강하게 비판하며 문제삼는 것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지사는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와 친한계 만찬 회동에 대해 "무슨 계파 보스인가"라고 꼬집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제기하는 특검법의 부당성이나 위헌성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법안에 대해 찬성하고 나설 분들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친한계는 민주당이 세 번째로 발의한 김 여사 특검법 대응의 어려움을 적극 부각했다.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에 따른 재표결시 이탈표가 확 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YTN라디오에서 "지난번 특검법 투표 때 4명의 이탈표가 있었다"고 상기시켰다. 김 최고위원은 "만약 김 여사와 관련해서 계속 여론이 악화한다면 그게 어떤 결과를 맺게 될지 사실은 굉장히 두렵다"고 말했다.
한 대표와 친한계 의원 20여명의 전날 만찬 회동에서는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들과 함께한 만찬에 추 원내대표가 참석한 것을 놓고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높았다고 한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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