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주도 한동훈 "더 많이 헌신해야"…중진 '자객출마' 요청

박지은 / 2024-02-06 11:46:33
서병수·김태호에 野 전재수·김두관 지역구 출마 요청
韓 "중량감 있는 분들, 치열한 승부의 장에 나가야"
장동혁 "헌신에 큰 결단 기대"…徐 수용, 7일 기자회견
정영환, 용산 출신 양지론에 "국민 눈높이에 맞게 공천"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가 4·10 총선 공천 주도권을 잡고 변화의 바람을 꾀하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와 장관 출신이 여당 텃밭에 몰리는 현상이 호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취임하자마자 총선 출마자에게 희생·헌신을 주문했다. 험지에 도전하거나 야당 '86 운동권' 정치인 지역에 '자객 출마'를 하는 걸 독려했다. 

 

▲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한 위원장이 영입한 인사들은 호응했다. 반면 '용산'과 정부 출신 다수는 서울 강남이나 영남권 등 '양지'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과 대조를 이루며 국민의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국민 눈높이'를 내세우며 용산과 차별화에 나섰다. 영남 중진들에게 '자객 출마'를 요청한 것도 그 일환이다. 당 공천관리위는 6일 서병수, 김태호 의원에게 각각 부산 북강서갑, 경남 양산을 출마를 요청했다. 

 

부산시장을 지낸 서 의원(부산진구갑·5선)과 경남지사를 지낸 김 의원(산청함양거창합천·3선)은 부산·경남(PK)을 대표하는 중진이다.

 

두 사람이 요청받은 북강서갑과 양산을은 각각 민주당 전재수, 김두관 의원의 지역구다. 전·김 의원은 친문·친명계로 무게감 있는 인물이다.

 

▲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왼쪽)과 김태호 의원. [UPI뉴스 자료사진]

 

한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서·김 의원 출마 권유에 대해 "우리 당이 국민을 위해,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선민후사와 헌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많은 사람이 헌신하는 것이 국민의힘 승리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불출마하지 않았나"라며 "불출마가 꼭 답은 아니지만 꼭 이겨야 할 곳, 치열한 승부의 장에 많은 실력 있는 분들, 중량감 있는 분들이 나가주시는 것이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용산 참모 출신들의 텃밭 출마와 관련해 "누구나 양지를 원한다. 신청하는 건 본인 자유인 것"이라며 "공천은 당에서 공정한 기준, 시스템 공천, 이기는 설득력 있는 공천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친한(친한동훈)'계로 급부상한 장동혁 사무총장과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도 보조를 맞췄다. 

 

장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김 의원 출마 요청과 관련해 "정치 신인이 이기기 힘든 지역에 당 중진이 가서 희생해준다면 선거에서 또 하나의 바람이 될 수 있다"며 "낙동강 벨트를 사수, 차지하면 총선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두 분이 당을 위해 충분히 헌신해줄 것으로 생각하고 큰 결단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적으로 승리가 필요한 지역에 헌신할 분이 필요하다면 대통령실 참모뿐 아니라 어떤 분에게라도 헌신을 부탁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서 의원은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오는 7일 북강서갑 출마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 참모 출신 30여명은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상당수가 텃밭인 영남권과 서울 강남에 공천을 신청하면서 당 소속 현역 의원들과의 맞대결을 예고한 상태다.

 

검사 출신인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이 현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박진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것이 일례다.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부산 해운대구갑) 등도 양지를 택했다.


이들이 여당 지지세가 강한 곳에서 '대통령 프리미엄'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정권 핵심 참모들이 험지에서 정부의 국정철학을 내세워 총선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우리 정부 장관과 용산 참모가 양지만 찾아가는 모습은 투명하고 공정한 당의 시스템 공천 노력을 저해하는 움직임"이라며 불쾌감을 표했다고 한다.

 

정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용산 참모 출신이 양지만 찾는다는 비판에 대해 "지원하는 것은 자유인데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공천해 나가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서, 김 의원 출마 요청과 관련해 "본인 의사가 중요할 것 같다"면서도 "지금 당이 굉장히 어려운 입장이고 본인들이 당의 혜택을 받은 부분도 있기에 우선적으로 나서서 좀 어려운 곳에 가서 한 지역구라도 (확보를) 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공천관리위는 이날 공천 신청자 중 29명을 부적격 기준에 따라 공천 심사에서 원천 배제하기로 했다.

정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클린공천지원단이 공천 신청자 전원을 대상으로 범죄 경력과 부적격 여부를 면밀히 검증한 결과, 공천 신청자 849명 중 29명이 부적격 대상자로 확정돼 개별 통지하겠다"고 말했다. 

29명에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전 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현역 의원은 없다고 정 위원장은 전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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