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들으니 의료 상황 심각…당정갈등 프레임 사치"
친한계 지원사격…신지호 "용산, 응급실 다녀봐야"
김종혁 "尹 4월 의료담화 때 韓 '사퇴' 배수진 쳤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의정갈등 해소를 위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26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라는 대안을 내놓고 직진 중이다. 대통령실의 격한 반격에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명분은 '국민 건강과 민심'이다. 집권세력에겐 가장 중요한 것이다. 한 대표가 중시하는 '국민 눈높이'와 궤를 같이한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차별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기가 엿보인다.
한 대표는 29일 증원 유예 대안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25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제안한 이후 닷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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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의료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고 그 동력은 국민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의료 개혁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지만 그 추진 과정에서 국민의 걱정과 불안감도 잘 듣고 반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당국은 응급실이나 수술실 상황이 아직은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이고 저는 국민 여론과 민심을 다양하게 들어본 결과 현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대안(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다른 대안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대안 제시에 대해 당정 갈등의 프레임으로 얘기하는 분도 많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절대적으로 우선시돼야 할 가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앞에서 당정 갈등이라는 프레임은 낄 자리가 없고 사치스러운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또 자신의 대안 제시가 '언론플레이' '자기정치'라는 일각의 비판을 겨냥해 "그동안 이 안 외에도 정부가 다양한 통로와 다양한 주체, 다양한 상대를 정해두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왔다는 점도 이 자리에서 밝혀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호도하듯이 보여주기식으로 갑자기 공개한 건 아니다"고 했다.
한 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서 정부와 당이 좋은 결론을 내고 국민께 공감 받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전날에도 '민심'을 거론하며 증원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대통령실이 '입시 혼란' 등을 이유로 증원 유예는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직후다.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가의 임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어떤 것이 정답인지 그것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당이 민심을 전하고, 민심에 맞는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증원 유예는 수용 불가 입장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2026학년도 정원은 지난 4월 말 공표됐다. 유예하면 불확실성에 따라서 입시 현장에서도 굉장히 혼란이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과 기자회견을 통해 증원 필요성을 강조할 것을 알면서도 대안의 필요성을 공개 거론했다. 차별화를 위한 마이웨이 모드를 분명히 한 것으로 읽힌다.
친한계도 보조를 맞췄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C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1일 '의대입학 정원 2000명 고수'가 핵심인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며 "저희는 대통령이 유연한 모습을 보일 줄 기대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선거 우리 큰일 났구나'고 예상했고 그 결과대로 나왔다"고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동훈 대표가 담화 전날 '이렇게 하면 비대위원장 못 합니다'라며 용산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얘기를 해 담화문 말미에 '그래도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 타협의 여지는 있다'라는 한 줄이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때부터 계속 '강공으로 밀어붙이면 안 된다'는 얘기를 해 왔다"며 "이번 경우도 (한 대표가) 한 달 내내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25일) 고위 당정회의에서 말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SBS라디오에서 응급실 대란 등 의료 현장에 큰 문제가 없다는 대통령실 입장과 관련 "시민사회수석,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응급실 현장을 쭉 다녀봤으면 좋겠다"고 직격했다.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결과 아닌가"라면서다.
신 부총장은 증원 유예 대안은 당내에서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룬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날 부인한 바 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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